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구세군은 길거리에 자선냄비를 걸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 모금을 합니다. 자선냄비 기부는 거리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이 익명이고 소액입니다. 자선 냄비에 담기는 기부 내용은 1000원짜리 지폐가 가장 많고, 반지, 황금 열쇠등의 금붙이, 헌혈증서, 극장 표, 제주도 왕복 항공권에 상품권, 로또 복권까지도 있다고 합니다. 종일 추운데 서 있는 구세군 드시라며 피로회복 음료도 들어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자선냄비 기부액 최고 기록은 미국 미주리주 조플린의 구세군 냄비에 해마다 담기는 10만달러 수표라고 합니다. 한국에서의 구세군 자선냄비 사역은 1928년 12월 서울 명동에 첫 자선냄비를 걸고 848환을 모아 노숙자들에게 죽을 끓여 먹인 일이 시초입니다. 그런데 구세군 자선냄비 83년 역사에서 한국에서도 처음으로 1억원 넘는 기부가 나왔습니다. 지난 4일 명동에서 60대 초반 신사가 넣은 1억 1천만원짜리 수표입니다. 이 익명의 기부자는 이 수표와 함께 ‘거동이 불편하고 소외된 어르신들에게 써 달라’는 짧은 편지를 동봉했습니다. 이 신사의 거액 기부에 관한 신문기사에는 ‘감사하다’ ‘감동적이다’ ‘나 자신을 반성해 본다’는 식의 댓글들이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3일에는 평생 월급쟁이로 살아온 한 70대 신사가 현금 1억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았습니다. 이 분은 평소에도 작은 선행을 꾸준히 해왔다고 합니다. 매년 연말이나 명절 때면 주변 경로당이나 보육원 등에 쌀, 라면 같은 성품들을 전달했습니다. 길 가다 구걸하는 사람이나 쓰러져 자는 노숙인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작은 돈이라도 건네주었습니다. 1997년 부인과 사별하고 혼자 외롭게 사는 이 노신사가 지속적으로 기부를 하는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 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남에게 주고 나면 더 생깁니다. 이렇게 작지만 남을 위한 일을 하고 나면 외로움도 훌쩍 날아가고 마음안에 뿌듯함, 기쁨이 가득차게 됩니다. 한 번 해보세요.’
예수님께서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되다’고 말씀했습니다. 또한 성경은 ‘흩어 구제하여도 풍족하여질 뿐이라’고 말씀했습니다. 남을 위해 베풀고 주는 일은 도움을 받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기부하는 사람 자신을 행복하고 복되게 하고, 주변 세상을 감동적으로 아름답게 변화시킵니다. 지난 1년간을 돌아볼 때, 우리 교회에서도 익명의 기부자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고 가난한 신학생들을 돕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병들고 외로운 사람들을 찾아갔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2011년도 1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추운 겨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심판의 때에, ‘내가 헐벗고 굶주렸을 때에 네가 돌아보았다’고 의인들을 칭찬하셨습니다. 그리고 의인들이 언제 우리가 그렇게 했느냐고 질문했을 때, 주님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구제는 액수에 상관없이 주님을 기쁘게 하는 참된 신앙행위인 것입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