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교회당은 늘 동네에서 언덕위에 눈에 띄이는 곳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회당에서는 시계가 별로 없었던 시절에 누군가 새벽마다 종을 쳤습니다. 그 종소리를 들으며 어둠을 뚫고 새벽기도를 드리려 성도들은 언덕위의 교회로 모여들었습니다. 언덕위의 교회는 ‘산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지 못하는 것처럼’ 어둔 세상을 비추는 ‘세상의 빛’이었습니다. 교회에 가면, 환한 불빛이 있었고 밝은 찬양과 음악이 있었고, 재미있는 성극이 있었고, 전도상, 성경암송상등 각종 상과 상품들이 있었고 서로를 따뜻하게 돌아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마을 언덕위에 세워진 교회는 이렇게 몽매한 영혼을 깨워 구원하고 영적으로 마을을 지키는 강한 주님의 성루였습니다. 교회당이 세워지는 곳에는 어둠과 추위와 배고픔과 고통이 사라지고 ‘하나님의 은혜’가 임했습니다. 교회당에서 사람들은 요셉처럼 꿈을 꾸었고, 그 꿈은 믿음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소망을 주고 생명을 주는 교회당은 온 세상 방방 곡곡에 하나라도 더 많이 세워져야 하는 ‘소중한 주님의 성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날 저는 한 개의 교회당이 건축되어지려면,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당은 누군가 돈 많은 사람이나 혹은 정부에 의해 방방곡곡에 하루아침에 척척 마을 회관처럼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세월 성도들의 피땀어린 기도와 헌신으로 세워진다는 것입니다. 교회의 정의는 ‘믿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사실 눈에 보이는 성전보다 중요한 것은 믿는 자들의 모임가운데 이루어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주님의 성전입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성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성전을 더욱 강력한 공동체로 이루어주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전과 보이지 않는 성전은 마치 ‘육체와 영혼’ 혹은 ‘내용과 형식’의 관계와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에 교회당이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성전 건축을 오래 전부터 구상하고 동산교회에 부임한 그 달부터 지금까지 나름대로 매달 건축헌금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이미 건물이 있는데, 뭐하러 건축헌금을 하느냐고 말하는 분이 계실 수 있습니다만, 저는 한 개라도 더 많이 교회당이 세워지는 것이 세상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있기에, 늘 교회당 건축을 염두에 두고 헌신해왔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과 같다고 말씀했습니다. 처음에 드리는 헌신은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을 지경인 겨자씨 같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심겨진 겨자씨는 하나님의 은혜로 자라게 될 때에,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아서 그 가지에 깃들일 정도’로 결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윗은 성막이 이미 있었을 때, 성전 건축을 위해 기도하며 헌신했습니다. 그리고 다윗의 ‘성전을 사모하는 열심과 그 헌신’이 없었다면, 솔로몬이 결코 성전을 봉헌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오늘 ‘성전을 세우기 위해’ 씨를 뿌려야 합니다. 하나님의 성전은 ‘겨자씨 한 알의 기적’으로 세워지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저와 여러분들의 작은 헌신으로 미래에 ‘공중의 새처럼 많은 영혼들이 깃들일 수 있는’ 세상을 밝히는 ‘언덕위의 교회당’(동산-언덕)이 하나라도 더 든든하게 세워질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