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린 시절, 매우 작은 개척교회를 다녔었습니다. 피아노 학원 2층을 빌려서 예배드렸는데, 교회가 부흥해서, 약 성도수 50명 정도 되었을 때, 피아노 학원 근처의 교회당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온 교인들이 십시일반으로 건축헌금 을 드려서, 중도금과 잔금을 치르고, 이사했습니다. 이사할 때, 이사 비용을 아끼겠다고, 우 리 중고등부 학생들도 땀흘리며 의자와 책상등 교회 물품을 날랐던 기억이 오늘까지도 새롭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전한 교회도 크고 멋진 교회는 아니었습니다. 입구에 중국 집이 있는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 뒤쪽 후미진 곳에 위치했었는데, 환풍 시설이 되어 있지 않아서, 늘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나고 어두웠습니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웠습니다. 아 이들 주일학교 교실이 없어서, 어린이 예배후에 아이들은 본당에서 분반 공부를 했었고, 중고등부는 등사기가 있는 손바닥만한 작은 방에서 뭉쳤고, 청년부는 예배당에 붙어있는 작은 다목적 친교실을 사용했습니다.
교회 예배당, 환경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함께 다녔던 사람들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대개가 시골에서 올라온 초기 서울 이민자들이 많아서, 가난했고, 모두 셋방살이, 힘들게 살았습니다. 담임 목사님도 평범하신 분이셨고, 설교도 그닥 은혜 롭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셨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들은 어둡고 퀴퀴한 냄새나는 그 곳에서 은혜를 받았습니다. 매 주일 예배마다, 항상 주님은 거기에 계셨고, 그 모든 척박한 환경과 여건과 사람들속에서도, 우리 각 사람이 은혜받는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습니 다. 저는 중학교 1학년때부터 장년 성가대에서 봉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성가대 인원이 부족해서, 어린 제가 성가대에 서겠다고 했을 때,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성가 대원으로 섬기면서, 테너 베이스, 파트를 부를 때, 음정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부르다보 면, 꼭 자기도 모르게 멜로디를 따라서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주일날 부를 성 가곡을 집으로 가져와서, 주중에 꼭 여러 번 불러보고, 제 파트를 거의 외워서 주일날 예배 에 섰습니다. 몇 번을 불러보니, 자연스럽게 찬양 가사와 곡조가 외워졌고, 그 가사를 음미 하면서 진정성있게 부르다 보니, 은혜가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예배드릴 때마다, 하나 님의 임재와 그 은혜를 체험하는 순간이 많아지니, 늘 주일날이 기다려졌습니다. 어린 시 절,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곳이 초막이든 궁궐이든, 그리고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어떤 상황에 내가 놓여있든 주님을 향한 나의 마음이 고정되어 있다면, 그 모든 상황속에서 언 제나 은혜받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늘 내 중심을 보시고, 그 마음에 풍성 한 은혜를 부어 주셨습니다. 요는 내가 주님께 시선을 고정시키고 언제나 주님을 바라보 는 그 마음에 있었습니다. 주님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찬양하고 기도할 때, 하나님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 없으셨습니다.
우리는 내 믿음이 식어지고, 은혜가 떨어지는 이유를 누구 때문에 무엇때문에, 대개가 밖 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마리아 우물가의 여인처럼 만나는 사람을 바 꾸고, 환경을 바꾸면, 뭔가 내 삶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는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 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은밀한 가운데 보시는 하나님께서는 늘 내 중심을 살피십니다. 그리고 주님 을 바라고 믿고 소원하면, 주님은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우리 인생을 언제 어디서나 영원하 도록 풍성하게 채워주십니다. 오직 예수로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소원 합니다. 샬롬. 2019.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