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출출합니다. 그 때는 그냥 냉수 한그릇 훅 마시고, 불끄고 자면 됩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 꼭 라면 생각이 납니다. 라면 먹고 자면, 그 다음 날 아침 얼굴이 장난 아니게 붓는다는 것을 다 알면서도, 우리의 발걸음은 부엌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라면을 끓입니다. 라면만 먹어도 문제인데, ‘라면에는 계란이지’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계란을 깨 넣습니다. 그런데 계란만 넣으면 어쩐지 심심합니다. 그래서 그 위에 쫄깃한 치즈를 넣습니다. 마지막으로 김가루를 뿌립니다. 그렇게 김치를 꺼내 얹어서 정신없이 먹다보면, 국물이 남습니다. 또 자기도 모르게 찬 밥 한 공기를 일단 넣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입가심으로 냉동고에서 하겐다스 아이스크림 한 스푼이라도 떠먹고 잘 때에는 절대 라면 하나가 아닙니다. ‘Before and After’가 확실하게 달라집니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 보면, ‘그대는 누구신가요?’ 못알아 봅니다. 사실 오늘날, 건강하게 잘 사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인스턴트 음식 먹지 말고 건강식 하고, 소식을 하고, 정규적인 운동을 하고, 다 압니다. 그래도 우리는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들앞에 늘 쉽게 무너집니다. 왜 우리는 세상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것일까요? 마음은 원인데 육신이 약한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이런 자신의 모습을 괴로워했습니다. ‘사랑하라, 용서하라’, 주님의 계명을 알면서도 나에게 섭섭하게 한 사람은 서로 얼굴 맞대기 어렵고, 원수는 미움이 앞서지 절대 사랑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항상 기뻐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알면서도, 얼마나 기쁨은 순식간에 다 잃어버리게 되는지, 금방 인상은 어두워지고, 세상의 모든 근심은 혼자 다 짊어진 사람처럼, 슬픈 표정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감사보다는 원망과 불평과 짜증과 분노에 더욱 쉽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참으로 원함은 내게 있지만, 내 지체 속에 또 다른 죄의 법이 있어, 항상 죄를 짓게 만드는 것입니다. 항상 실패하게 하고, 항상 절망하게 하고, 항상 어둡게 하고, 항상 넘어지게 합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누가 나를 이 사망의 몸에서 건져낼 수 있겠습니까?’ 깨어 일어나 기도해야 하는데, 몸은 시도 때도 없이 졸려오고, 운동은 하지 않고, 하루 세끼 잘 먹었는데도, 라면에 계란 풀어 밥말아 먹고, 여전히 세상 오락 좋아하고, 인내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고, 베풀지 못하고, 순종하지 못하고, 늘 마귀 유혹에 굴복하는 ‘마음은 원인데 육신이 약한’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고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그리고 연약한 인생들을 위해 ‘보혜사-위로자, 도움을 주시는 분’를 보내 주셨습니다. 그분이 성령님이십니다.
오늘은 성령강림주일입니다. 부활절부터 50일째 되는 날, 그래서 오순절이라고도 합니다. 2천년 전 오늘, 예수님의 제자들과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함께 모여 기도할 때, 성령의 불세례를 받았습니다. 성령받고 난 후에 저들은 모두 변했습니다. Before and after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성령받기 전에 저들은 알아도 행할 수 없는 육신의 연약함속에서 모두 두려움과 실망에 사로잡혀 무기력하게 쓰러져 있었지만, 그러나 성령이 임하자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복음의 용사로 담대하게 쓰임받았습니다. 오직 성령이 임하면, 능력받아 범사에 승리하며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바로 그 은혜가 여러분들의 심령과 삶에 임하기를 축원합니다. 샬롬. 201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