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 5월 21일은 ‘부부의 날’입니다. 지난 2007년부터 대통령령으로 달력에 표시되기 시작한 어엿한 대한민국 법정 기념일이라고 하네요. 부부의 해체를 막아야 고령화, 청소년 문제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로 제정됐습니다. 날짜가 5월 21일로 정해진데에는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는 남자와 여자를 만드시고 저들을 ‘둘이 한 몸을 이룰지어다’라고 축복하셨습니다. 부부는 하나님의 축복속에 둘이 한 몸을 이루는 ‘하나님이 만드신 신비로운 존재’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둘이 한 몸된 부부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태초에 아담과 이브가 함께 선악과를 따먹고, 범죄했을 때,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네게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 만약 그 때, 아담이,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하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었습니다”라고 변명하는 대신에, 당장 무릎을 꿇고, “그래요. 주님. 제 탓입니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따 먹었습니다”라고 진솔하게 용서를 빌었다면, 결과가 크게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정말, 아담은 그렇게 말했어야 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창세기 2장의 이야기를 잘 읽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선악과를 따먹으면 반드시 죽으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하와가 아담의 갈빗대로 만들어지기 전에, 하나님께서 아담에게만 했던 말씀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하와는 아마도 아담을 통해 그 말씀을 전해 듣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뱀이 꼬였을 때, 하와가 대답했던 말,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는 말은, 아담이 하와에게 가르쳐 준 말일 수 있습니다. 아담의 마음속에 있는 의심이 하와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하와의 입술을 통해서 나왔던 것입니다. 이런 심증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는 하와가 먼저 선악과를 따먹었을 때, 눈이 밝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아담이 함께 선악과를 먹었을 때, 그제서야 그들의 눈이 밝아져 벗은 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담에게 선악과 범죄의 모든 책임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담은 그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범죄한 책임을 아내에게 미루었고, 아내의 범죄로 자신이 마치 피해를 입은 것처럼 매우 교묘하게 행동했습니다. 아담은, 늘 하와에게, 장미 천송이와 함께 ‘당신은 내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이라는 오글거리는 에로틱한 사랑 고백은 잘했지만, 아내의 잘못에 대해, 책임지려는 ‘너 살고 나 죽자’라는 희생적 아가페 사랑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자신도 망하고, 아내도 망하고, 가정도 망하고, 세상도 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모든 인생의 문제는 나 살고 너 죽자에서 발생합니다. 나 살고 너 죽자고 하면, 하나도 둘로 쪼개집니다. 그러나 너 살리기 위해 내가 죽겠다고 하면, 신통하게 모든 문제는 사라지고, 둘이 하나되는 놀라운 기적을 체험하게 됩니다. 부부관계는 누군가 이 사랑을 실천할 때, 막바로 회복됩니다. 그 많던 문제들이 다 사라지고, 희망을 갖게 됩니다.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가정생활을 이루게 됩니다. 오늘 부부주일,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본받아 ‘너 살고 나 죽자’라는 아가페 사랑으로 둘(2)이 하나(1)되는 놀라운 축복을 온전히 회복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16.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