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절룩거리며 병원 로비에 들어왔습니다. 안내원이 다가가서 ‘다리가 아프시군요’했더니 ‘그렇다’고 했습니다. 안내원은 곧장 그 사람을 정형외과 의사에게 인도했고, 정형외과 의사는 일단 발에 X-ray를 찍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자, MRI를 찍었습니다. 그래도 이상한 점이 발견되지 않아, 신경외과 의사에게 보냈습니다. 신경외과 의사는 진찰후에 머리의 CT를 찍고, MRI 검사를 했습니다. 역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서 이번에는 신경 내과 의사에게 보내졌습니다. 신경내과 의사는 검진 후, 뇌파 사진을 찍고 여러가지 검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안과의사에게 보냈습니다. 안과의사는 안저 검사를 하고, 몇 가지 사진을 찍고, 처방전을 지어 주었습니다. 몇 일 후에, 이 환자가 다른 일로 병원에 들어왔습니다. 안내원이 환자를 보니 더 이상 다리를 절룩거리지 않아서, 반가운 마음에 ‘환자분, 지난 번 치료가 효과가 있었군요.’ 라고 말을 건네었습니다. 그러자 그 환자분 하는 말, ‘무슨 소리입니까? 구두에 삐져 나온 못을 빼 버린 것뿐이지요.’라고 하더라는 것입니다.
성경은,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하고 말하기는 더디하며 성내기도 더디하라’고 말씀했습니다. 매사, 올바른 판단을 하고, 신앙생활뿐만이 아니라, 선한 인간관계를 맺고, 행복하게 살 사는 비결중의 하나는 남의 말을 끝까지 잘 듣는 것입니다. 보통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잘 들어주는 자세를 가리켜 한자어로 ‘경청’ (傾聽)이라고 말합니다. 경청(傾聽)이란 한자어를 풀이해 보면, 경(傾)은 기울일 경자요, 청(聽)은 ‘들을 청’자인데, 이 ‘들을 청’자가 중요합니다. 청(聽)이라는 한자는 귀 耳 변에 바로 아래 王 자가 있고, 열 십(十)자, 눈 목(目)자, 그리고 한 일(一)자, 마음 심(心)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경청이란, 온 몸과 마음을 기울여, 왕의 귀와 열개의 눈, 그리고 하나의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사람들은,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쉽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공자님 말씀에, ‘말을 배우는데는 2년 걸리지만 침묵하고 남의 말을 들어주는데는 60년이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60년을 이순(耳順)이라고 하는데, 이순은 귀 이(耳)자에, 순할 순(順)자로, 귀가 순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만큼 듣는 것이 어렵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경청은, 무조건적인 상대방의 말을 수용하는 자세를 의미한다기 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은 후에 좋은 의견을 잘 받아들이고 나쁜 의견은 왜 나쁜지 상대에게 이야기하고 서로 조율하는 것이기에, 바른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기술입니다. 그러므로 영국 속담에, ‘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데서 비롯된다’고 했습니다. 탈무드에도 입이 하나요, 귀가 둘인 까닭은 듣는 것으로 두 배로 하라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엇을 듣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듣는가가 우리의 삶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적 경청은,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경청과 아주 중요한 점에서 다릅니다. 성경적인 경청은, 하나님의 은혜로만 주어진다는 점을 우리는 꼭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경적 경청의 목적은, 선악을 분별하여, 사람을 구원하고 살리는 것입니다.
전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지혜로운 사람을 꼽자면 아마도 솔로몬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여, 얻었습니다. 그런데 솔로몬이 하나님께 받은 지혜를 성경은, 선과 악을 분별하여 백성들을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 ‘듣는 마음’ (a God- listening heart, MSG)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솔로몬이 하나님께 받은 ‘듣는 마음– 경청의 은사’는 솔로몬을 역사상 가장 부요한 축복을 누리는 왕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성경은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이라고 했습니다. 참된 지혜는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구할 때,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주시는 ‘듣는 마음’ 경청의 은사로 선악을 분별하여, 가족 식구들, 교우들, 그리고 많은 영혼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하나님의 풍성한 축복을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3.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