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시간
A Deadline

오래 전 신학생 시절이었을 때, 잠깐 인쇄소에서 수습 직원으로 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명함을 만드는 사소한 일감이 들어왔는데, 사장님이 바쁘셔 서, 제게 만들어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정말 잘하고 싶어서, 하루 종일 명함 한 장 만드는 일에 몰두했습니다. 이리 해보고 저리 해보고, 그래서 하루종일 땀흘려 일하여 명함 한 장을 디자인해서 드렸더니, 웃으셨습니다. 시간당 10불 받 는 종업원이 겨우 2-30불하는 그 명함 한 장 디자인하는데, 하루 종일이 걸리면 본 인은 파산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앞으론 15분 이내에 끝내라 하셨습니다. 명함 마감시간은 15분이내였습니다. 그러나, 데드라인- 마감 시간이 없으면, 1분 1초의 귀중함을 생각하지 못한 채 시간을 낭비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일터에 서 시간이 없다고, 일이 많다고 불평하는 분들의 특징은 실제로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일의 속도가 너무나 느린 경우일 때가 많습니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은 많은데, 하루 종일 명함 한 장 붙들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도 힘들고, 남도 힘들게 합니다. 피터 드러커라는 탁월한 경영 컨설턴트는 자신의 업적에 기여한 핵심 요 인 중 하나로 마감 시간을 언급했습니다. 마감 시간이 없으면 늘어지기 시작하지만, 마감 시간을 염두에 두어 일에 쫒기면, 힘이 생겨 오늘 업무의 효율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업무 시간도 크게 단축됩니다. 공부도, 가정 생활도, 인간관계도, 사업도, 개인적인 타고난 자질과 크게 상관없이 마감 시간을 염두에 두고, 살아갈 때, 허송 세월하지 않고, 집중해서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게 됩니 다. 그러므로 모든 일의 계획과 실행은 늘 마감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하고, 마감이 없는 일은 스스로 어느 기간 정도 마감을 정하고 나서 일을 추진하는 것이 지혜입 니다.
신앙생활도 그렇습니다. 교회 생활은 오래했는데, 하루 종일 명함 한 장 만들듯이 신앙생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15분안에 끝내야 할 일을 평생을 붙들고 있는 경 우입니다. 평생 단기 선교 한 번 다녀오지 않았고, 평생 성전 건축에 제대로 참여해 본 적이 없고, 평생 철야 기도 한 번 해 보지 않았고, 평생 누군가를 위해 뜨겁게 기 도하며 눈물 흘려 본 적이 없고, 평생 누군가의 발을 씻어주는 봉사활동에 전념한 적 없고, 평생 전도 한 번 제대로 해서, 잃어버린 영혼 구원해 본 적이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의 특징은 오늘 해야 할 중요한 일을 모두 내일로 미루는 것입니 다.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이 땅에 사는 날들이, 많을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내 인생이 끝나는 날은 적어도 지금은 아니라는 오해,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잘못된 습관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늘 이 세상을 떠날 시간- 마감 시간을 염두에 두고, 푯대를 향해 달려가라고 권면합니다. 이런 신앙생활을 종말론적 신앙이라고 말합니다. 내 인생에 마감시간을 두고, 신앙생활하는 태도입니다. 마지막 주님 만 나는 그 날- 그 마감 시간을 가슴에 품고 오늘을 사는 자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25장에서 신랑을 기다리는 열처녀 비유를 들어서, 이런 삶의 태도를 가 진 사람들을 지혜롭다고 칭찬하셨습니다.
오늘은, 2019년 12월 1일 주일입니다. 이제, 2019년도 채 한 달이 남지 않았습 니다. 2019년이 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데, 어느새 마지막 달이 되었습니다. 처음 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든지 싫어하든지 상관없이 종말은 반드시 모든 사람에게 임하게 됩니다. 지혜자는 늘 떠날 시간, 마감 시간, 주님 만나는 그 날을 마음에 품고, 그 날을 오늘 준비하며 살아갑니다. 2019년 남 은 한 달, 지혜롭고 충성된 종으로 주님을 위해, 많은 것을 남기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19.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