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민자 가정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가족 식구들이 모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아버지가 아들에게 ‘이제 앞으로 내가 은퇴하면, 너하고 같이 살아야겠다’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들이 손을 저으면서 하는 말이 ‘아버지 저와 살 수 없어요. 저기 누나랑 같이 살아요.’하더라는 것입니다. 그 말에 큰 충격을 받고, 마음이 섭섭했는데, 또 딸은 순순히 ‘그래요. 아버지 저랑 함께 살아요.’라고 말하더라는 것입니다.
부모봉양은 아들이 한다는 전통적 가치관이 요즘 크게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아들이 아니라, 딸이 더 친정부모와 같이 살려고 하는 것입니다. 맞벌이 부부가 육아를 친정에 맡기는 경우가 늘면서 아들들은 처가에 더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여름 휴가 여행 때 친가의 부모형제보다 처가 식구들과 함께 가는 것은 이미 낯익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아들은 사춘기 되면 남남, 군대 가면 손님, 장가들면 사돈의 아들” “잘난 아들은 국가의 아들, 돈 잘 버는 아들은 사돈의 아들, 빚진 아들은 내 아들”이란 ‘아들 유머’ 시리즈는 근래 아들들이 경제적으론 친가(親家)에 기대면서 처가(妻家)를 더 살갑게 여기고 더 꼼꼼히 챙기는 세태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예부터 중국은 가산 상속을, 일본은 가업 계승을 중요시했지만, 한국은 가문을 잇는 것을 최고로 치다보니 혈통을 이을 아들을 딸보다 더 중하게 여겼습니다. 이런 남아선호사상으로, 한 때, 태아에서부터 분별하여 남자아이를 낳으려고만 했던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꾸준히 남자아이들이 여자 아이들보다 많이 태어나고, 급기야 1990년에는 여자 출생아 100명당 남자 출생아 116명으로 성비가 크게 깨져, 앞으로 5년후에는 결혼 대상자가 없는 남자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졌습니다.
원래 인간의 조작 없이 아이를 무작위로 낳게 되면, 늘 딸의 숫자가 아들보다 많아지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피임과 초음파로 이 결과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남성과 여성의 성비가 크게 깨지게 된 것입니다. 이런 불균형을 누가 해소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요즘 아버지들은 대 잇기에 무관심해졌고, 아들에게 노후를 기댈 생각도 접은 지 오래입니다. 전통사회에서 아들이 맡아야 했던 부모 봉양 의무는 국가 사회복지 시스템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딸의 가치가 새롭게 대중들에게 인식되면서, 요새 아버지들은 아들보다는 딸을 선호하는 추세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산하 육아정책연구소가 2008년 4~7월 태어난 신생아 2078명의 아버지를 조사했더니 37.4%가 아내의 임신 중 딸을 바랐던 것으로 나타났고, 아들을 원한 아버지는 28.6%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크게 깨졌던 남아와 여아의 성비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사람을 정직하게 지으셨으나 사람은 많은 꾀를 낸 것이니라』(전 7:29)고 말씀했습니다. 여아를 남아보다 더 많이 주신 것은 하나님의 측량할 수 없는 놀라운 지혜인 것입니다. 주님앞에서 늘 얕은 꾀를 버리고 주님의 뜻에 순종하며, 그분의 지혜안에서 순리대로 살아, 평화와 기쁨을 누리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