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Expo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박람회는 1851년 런던 엑스포를 기원 으로 3주에서 6개월간 ‘전 세계의 전문가, 예술가, 사업가, 연구원, 셰프 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진행되는 세계적인 이벤트’입니다. 지난 2015년 이태리 밀라노에서 엑스포가 열렸을 때, 이태리 서비스 관광업 종사자들을 대상으 로 설문조사가 있었는데, 현지 사람들이 꼽은 ‘가장 꺼려지는 관광객들’ 1위와 2위 가 안타깝게도 중국과 한국이었습니다. 이유로는 ‘공공기물 파손’과 ‘식사 후 자리 가 가장 더럽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반면에 가장 호감이 가는 관광객들 1위는 일 본이었고, 관광업 종사자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 1위도 역시 일본이 차지했습 니다. 이유는 조용하고 예절바른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나라에 호감을 느꼈다 는 것입니다. 오래 전, 캘리포니아 살 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일본계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사는 샌프란시스코엔 일본인 타운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곳 음식은 다른데 보다 조금 비쌌지만, 사람들이 늘 들끓었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일본인을 고품격 아시안으로 인정하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얼굴이 비슷한 한인들이 덕을 많이 보았 습니다. 한인이 교통법규를 어기다 경찰에 잡힐 때 일본인 행세를 하면, 티켓을 받 지 않고 단순 경고조치만으로 끝나기도 했다고 합니다. 미국인들은 ‘일본인이 교 통법규를 어길 리가 없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일본인은 예의 바르고 질서를 지 키는 사람들인데, 이건 분명히 무슨 착오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보내주었 다는 것입니다. 이민 초기에 그런 일본인의 좋은 이미지를 이용해서, 위기를 모면 하는 한국인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눈치가 빨랐고, 정보력이 좋았습니다. 누군가 Japanese 행세해서 이득을 보았다고 하면, 서로 이런 유용한 정보를 공유했고, 그 대로 삶에 적용했습니다. 자기 양심과 정체성을 교통 벌금 얼마에 팔아버리는 한 국인들이 있었습니다. 미국인들 대부분이 Japanese는 알지만 Korean이 누군지 몰 랐을 때, 그리고 알아도 모르는 것과 아무 차이가 없었을 때,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그대로 자녀교육에 도 투영되어, 대부분의 한인 가정에서는 자녀들에게 한국 역사를 가르치지 않았 고, 한국말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았습니다. 미국땅에서 한인 가정의 자녀들은 뿌 리를 모른 채 성장했고, 그렇게 자신을 잃어갔습니다. 훌륭한 교육을 받아도 자신 을 뿌리를 잃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marginal life, 미국 사회의 변두리인으로 살 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삼일절 감사주일 입니다. 지금부터 약 110여년 전, 우리 한 민족은 일본 사 람들에게 나라를 빼앗겼습니다. 해마다 삼일절, 광복절이 되면 우리는 나라를 빼 앗긴 수치를 기억하면서, 일본에 대한 원한을 되새깁니다. 신사참배하는 일본인이 밉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인들에게 감정이 상합니다. 그러나 변 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여전히 해외에서 한국인은 가장 꺼려지는 관광객 1,2 위를 다투고, 일본은 가장 가고 싶은 나라 1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겉으론 일본 을 싫어하는 척하지만, 교통 범칙금 얼마에 자신을 속이고, 일본인 행세하는 이중 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한일관계가 악화되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질 때에 도, 일본제 게임기계는 한국인들에게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므 로 이제는 나라를 빼앗긴 사실에 감정적으로 대하여, 화만 낼 것이 아니라,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지 않도록, 우리 자신을 가꾸는 것이 더욱 필요할 것입니다. 무엇보 다도, 나를 한국인으로 태어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어디서나 조용하고 예절 바르게 말하고 행하여, 세계인들에게 칭찬받는 우리 민족이 될 수 있기를 바 랍니다. 샬롬. 2021.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