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스시를 먹을 때, 생강을 먹는 이유에 관해 듣게 되었습니다. 전엔 생강은 그저 스시에 어울리는 일본식 반찬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생강은 반찬이 아니라, 직전에 먹었던 스시의 맛을 지우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스시에는 고명으로 얹는 생선 종류에 따라 맛이 각각인데, 각 생선 고유의 맛을 충분히 느끼려면, 중간 중간에 생강을 먹어, 그 전 맛을 없애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튜나 스시를 먹다가 연어 스시를 연이어 먹게 되면, 이전 튜나 생선 맛이 연어 생선 맛과 짬뽕이 되어 자칫 이 맛도 저 맛도 아니게 될 수 있는데, 다른 생선 스시를 먹는 중간에 생강을 먹으면, 이전 맛을 일단 지우는 효과가 있어서, 새로운 스시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보내고, 이제 2018년을 맞이하는 마지막 순간에 섰습니다. 2017년은 2017년대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좋았습니다. 2017년 하나님은 언제나 완전하셨습니다. 그리고 늘 신실하셨습니다.
그러나 지난 한 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아쉽고 괴롭고 안타깝고, 힘들고, 가족, 친지, 이웃, 모든 분들과 하나님께 죄송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송구영신의 시간앞에, 불안한 점은, 혹시라도 2017년도에 나의 못난 모습들이,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오듯이’ 새해에도 이어지지 않을까 라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나의 정과 욕심과 더럽고 추한 모습들을 지우고, 의와 거룩함과 진리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으로, 2018년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튜나 맛, 연어 맛, 다 섞여서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새해가 아니라, 튜나와 연어를 완전히 구별해 줄 수 있는 생강이 필요한데, 어떻게 하면, 우리는 2017년 나의 못난 옛 사람을 온전히 보내고 2018년을 완전 새로운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맞이할 수 있을까요? 뜻밖에도 못난 과거를 온전히 정리하게 하는 ‘영적인 생강’은 고백의 기도입니다. 성경은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요일 1:9절)라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2017년에 못나고 모자라고 부족했던 부분을 ‘하나님앞에 모두 다 내려놓고 예수 이름으로 고백하며 기도하면’ 신실하신 주님께서 내 모든 잘못을 다 지워주시고, 미래를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시는 것입니다.
바쁘게 살다보면, 우리는 자꾸 중요한 목표를 잃어버리고, 엉뚱한 곳에서 헤매게 되어 있습니다. 튜나맛 연어맛,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혼란속에 살게 될 수 있습니다. 세상 풍조에 휘둘려, 이리 저리 요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의 목표는 교회 일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생활의 목표는 늘, ‘주님의 성품’을 본받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떤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평안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송구영신 주일인 오늘은 영적인 생강을 씹으면서, 2018년 주님께서 베풀어 주실 새로운 은혜를 기대하며, 2017년을 다시금 포맷하고 리셋하는 기회입니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모두 ‘고백의 기도’로 정리하고, 이제, 하나님께서 열어주실 새로운 은혜의 날들을 기쁨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마음을 준비하는 그런 시간입니다. 오늘 새롭게 베풀어 주실 은혜를 기대하며, 고백의 기도와 ‘예수 닮는 소원’으로 2018년을 소망가운데 맞이하는 동산가족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17.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