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친척 가운데 가방끈이 짧은 분이 계십니다.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셨습니다. 회사 경비원이었던 남자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 그 가정은 늘 힘들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에 열심이 있었습니다. 늘 부부가 함께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눈에 뜨이는 열심보다는 꾸준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부가 주님의 말씀 안에서 서로 사랑했습니다. 항상 서로에게 친절했고, 유머가 많았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서로 테니스를 치면서 건강 관리를 할 정도로 남편이 아내를 잘 챙겼습니다. 부모가 아이들과 늘 밥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었는데, 세 아들들도 웃음이 많았고, 건강하게 잘 자랐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남편의 회갑 잔치가 열렸습니다. 결혼한 세 아들이 며느리들과 함께 아직도 청년같으신 아버지 회갑잔치를 열어 주었던 것입니다. 앙증맞게 생긴 손자 손녀들을 무릎에 앉히고, 세 아들과 자부들과 함께 웃음꽃이 만발한 그 회갑 잔치를 통해 저는 참으로 아름다운 가정의 행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을 통해 저는 예수 신앙을 통해서 얻는 가장 온전한 축복은 가정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저는 또 하나의 가정을 알고 있습니다. 그 가정은 가방끈이 긴 잘난 남편과 결혼하여, 부자로 잘 살았습니다. 오래 전에 한국은 거의 온 세상이 재래식 화장실이었는데 그 집은 수세식이었습니다. 처음 그 집에서 수세식 변기를 사용하다가, 당황하여 혼난 기억이 아직도 새롭습니다. 어릴 때 그 집은 저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어디에서 나타났나 황금박쥐’ 만화영화를 볼 수 있는 칼라 TV가 있었고, 냉장고가 있었고,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그 풍요로움이 많이 부러웠습니다. 그런데 그 집 어르신은 늘 술을 드시고 늦게 들어왔고,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늘 좋은 음식을 먹으며 화려하고 큰 집에 사는 사람들이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집에는 예수 신앙이 없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미국에서 그 가정이 이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남편은 나이들어서도 자식뻘 되는 젊은 여자들 쫒아다니는 주책을 부리다가 이혼당하고, 혼자 어디선가 홈리스처럼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딸은 집을 나갔다가, 외국 남성과 결혼해서 역시 어려운 결혼생활을 하다가 헤어졌습니다. 그 집은 회갑연은 커녕, 고희에도 가족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져 서로 어디에 사는지조차 모르는 가정이 되었습니다. 패가망신, 개인과 가정이 다 망해버린 것입니다.
인생의 진정한 행복은 한 때 얼마나 많이 알고, 소유하고, 부요하게 사는데 있지 않았습니다. 끝이 좋아야 다 좋은 인생길에서, 자녀들이 서로 십시일반으로 함께 모여 우애하며 부모를 공경하여 회갑잔치, 고희 잔치, 팔순잔치 해 줄 수 있는 가정이 진짜 행복한 가정이었습니다. 저는 과거에 예수 믿는 것이 그토록 소중한 일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예수 신앙은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가정의 행복을 지켜주는 진정한 하나님의 축복이었습니다. 이제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더욱 주안에서 하나되어 행복한 가정을 이루시고 누리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샬롬. 201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