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할리우드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사랑의 블랙홀’ (원제 Groundhog Day)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수년 전엔 문화재로 분류돼 정부가 필름을 영구보존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필 코스너(빌 머레이분)는 냉소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며, 잘난 척하는 방송국 기상캐스터입니다. 그는 직장 상사로부터 펜실베니아의 작은 마을로 가서, ‘그라운드호그 데이’(고슴도치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날) 취재를 지시받습니다. 스케줄은 당일 취재였지만, 마침 폭설이 내려, 꼼짝없이 그날 밤을 호텔에서 지내게 된 그는 다음 날 아침, 믿을 수 없는 일을 경험하게 됩니다. 다음 날 새벽 6시에 눈을 떴는데, 라디오 방송 내용이 어제 들었던 것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도 모두 어제와 똑같은 표정과 행동입니다. 당연이 와 있어야 할, ‘내일’이 오지 않은 것입니다. 그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때가 되면 지나가야 마땅한 오늘이 무한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주인공은, 아무리 노력해도 똑같은 오늘의 반복에 절망합니다. 그러다 내일이 없다면 ‘인과응보’도 없다는 생각을 하고, 막 살아보기로 합니다. 여자를 꾀기도 하고, 돈을 훔쳐 흥청망청 쓰는 나쁜 일을 일삼게 됩니다. 몇 차례나 자살을 시도해보지만, 그 다음날에는 어김없이 침대에서 깨어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필은 다른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보기로 결심합니다. 노숙자에게 봉사하고,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고생하는 할머니를 돕기도 하고, 나무에서 떨어질 찰나에 있는 어린이를 위험에서 구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피아노 레슨도 합니다. 이렇게 사랑에 눈을 뜨니 세상이 달라집니다. 주어진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면서, 그는 사람들을 진정성을 갖고 대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토록 소원했던 ‘내일’이 온 것입니다. 그는 잠든 여자 친구를 흔들어 깨우면서, 감격에 겨워 소리지릅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요? 오늘이 내일이에요.’
오늘은 2013년 1월 13일, 벌써 새해들어서 두번째 주일입니다. 잘 생각해 보면, 어떤 분에게는 날짜만 지났을 뿐이지, 어쩌면 작년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그런 날인지도 모릅니다. 달력위의 시간은 지났는데, 작년과, 그리고 재 작년과 어쩌면 10년 전과도 별로 달라지지 않은 자신일 수 있습니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 어쩌면 내일도 오늘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간은 자꾸가는데, 우리는 오늘을 무한반복하는 절망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모릅니다. 벗어나는 길은 하나입니다. 그것은 사랑입니다. 진정성을 갖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작은 일부터 사랑을 실천하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영혼구원의 사명’을 땅끝까지 감당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두 ‘구령의 열정과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달려갈 때, 세상이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과는 사뭇다른 기적같은 내일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2013년은 여러분 모두에게 2012년과 다른 한 해가되기를 간절히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