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만 바라볼찌라
Fixing our eyes on the Lord

어릴 때, 약간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아이를 아래에서 받아 준 아버지를 보았습니다.   아이는 자기 키보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보니 무서워졌습니다.   주저주저 하는 아이를 보고, 아버지는 아이와 눈을 맞추며 말했습니다.   “아빠만 보고 뛰어내리면 된다.  다른 곳 보지 말고, 아빠만 보고 뛰어내려.”   아이는 다른 곳을 보면 두려워 몸이 굳어졌지만, 두 팔 벌리고 자기를 안을 준비하는 아빠를 바라보면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아빠만 보고, 몸을 던지게 되었을 때, 높은 곳에서 아버지 품으로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위기의 상황에서는 늘 무엇을 바라보느냐가 중요하고, 누구를 의지하느냐가 마음의 두려움을 없애고, 자기 생명을 구원하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물에 들어가면, 몸이 가라앉게 되어 있습니다.  가라앉지 않으려면, 적절하게 호흡을 조절하면서, 손과 발을 움직여 부력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아무도 물위를 걷는 사람은 없습니다.   언젠가 물위를 걷는 듯한 유튜브 영상이 있어서 깜짝 놀랐는데, 알고보니 물속에 눈에는 잘 보이는 않는 투명한 받침대를 놓아 두었기 때문에 물위를 걷는 것처럼 보이는 눈 속임수였습니다. 사람은, 두 발로, 마치 평지를 걷듯 물위를 걸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인류 역사상, 그렇게 물위를 걸었던 인물이 성경에 나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마태복음 14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푸시고나서, 제자들을 즉시 재촉하여, 자기가 무리를 보내는 동안에 배를 타고 앞서 건너편으로 가게 하십니다.   예수님은 무리를 보내신 후에, 자신은 기도하러 따로 산에 올라가 거기 혼자 계셨습니다.  배를 타고 먼저 떠난 제자들은, 육지에서 멀리 떠났을 즈음에, 갑자기 풍랑이 일어서 고난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밤 사경, 오늘날의 시간으로는 새벽 3시에서 6시 사이쯤 되었을 때, 예수님께서 그 바다위를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셨습니다.   깜깜한 밤에, 사람이 풍랑이 이는 물위를 걸어왔습니다. 배위에 타고 있던 제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모두 남자들이었지만, 머리털 나고 한 번도, 듣도 보도 못한 일을 눈앞에 목격하고는 ‘시람인가, 유령인가’ 의심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공포에 잠겨 비명을 지르는 제자들을 보고, 즉시, ‘안심하라, 나니 두려워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제자중에 그래도 최고로 용감하다고 자부하는 베드로가 말하기를, ‘주여 만일 주님이시거든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하니, 주님이 ‘오라’하셨고, 베드로도 물위를 걸어 주님께 나아가게 됩니다. 풍랑이는 물 위를 걷는 두 사나이, 마술도 아니고, 속임수도 아닌,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 장엄하게 펼쳐진 순간이었습니다.   그 때 주님께 시선을 고정시키고, 물위를 걸어 주님께 조심 조심 나아가던 베드로가 주님을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풍랑을 바라보게 되었을 때, 그만 엄청난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물위를 걷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럴 수는 없는데, 의심이 들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몸이 그대로 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물에 빠져 허부적대면서, 베드로는 예수님께 외쳤습니다.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   위기의 순간에 베드로가 다시 주의 이름을 불렀을 때, 예수님께서 즉시 손을 내밀어, 붙잡아 베드로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물위를 걸은 사나이 베드로를 통해서, 우리는 신앙생활에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아주 중요한 요소를 알게 됩니다.   그건 우리의 시선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바라보느냐입니다.  성경은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히 12:2) 고 말씀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주님만 바라보는 시선을 잃지 않으면, 우리는 어떤 풍랑속에서도 건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둔 세상에서, 예기치 않은 고통과 환란을 겪게 되었을 때,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마치 어린 아이가 아버지만을 바라보고, 높은 곳에서 아버지를 향해 뛰어내리듯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고 주님을 향해 달려가는 온전한 신앙입니다.   그러면 마치 물위를 걷듯, 모든 인생의 풍파를 헤치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늘 모든 상황속에서, 오직 주님만 바라보는 그 온전한 믿음으로, 세상을 이기고 주의 나라를 위해 존귀하게 쓰임받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4.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