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 맘때가 되면, 저는 오래전 초등학교 어린 시절, 시골에 살 때 다니던 언덕위의 교회를 떠올리게 됩니다. 초롱불 키고 살았을 때였기에, 성탄절 전날 밤은 온 동네가 다 깜깜했고 조용했습니다. 그런데 언덕위에 세워진 교회는 유일하게 밝고 환했고, 떠들썩했습니다. 성탄절 이브날 밤에 우리들은 늘 동네 잔치를 준비했습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아기 잘도잔다. 저들밖에 한 밤중에, 양틈에 자던 목자들, 이스라엘 왕이 나셨네. 찬양을 부르면서 주님 오심을 기뻐했고, 전도사님의 인도하에 성극을 준비해서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참석하는 어린이들에게 성탄절 날, 캔디를 준비해서 나누어 주었습니다.
예수를 아직 모르고, 교회를 한 번도 다녀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성탄절은 더할 나위없는 좋은 전도의 기회였습니다. 볼 것과 들을 것이 별로 없었던 시절, 성탄절은 동네 사람들에게 볼 거리를 제공해 주었고, 단 것이라곤, 1원짜리 왕방울만한 눈깔 사탕밖에 없던 시절, 맛좋고 맵시좋은 성탄절 캔디는 예수님을 모르는 아이들을 교회로 불러오기에 충분했습니다.
과거 성탄절, 교회는 세상과 진정한 의미에서 소통했습니다. 온 세상이 깜깜하여 빛이 없었던 시절, 어둠과 사망의 그늘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누구 생일인지도 모른채 빛을 찾아 주님께 달려나와 아기 예수님을 함께 경배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성탄절에는 동방박사들이 사라진 느낌입니다. 세상과의 소통이 끊어진 느낌입니다. 과거 언덕위의 교회는 깜깜한 세상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빛이었는데, 요즘 세상 빛은 교회의 빛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가로등이 켜져 거리마다 환하고, 브로드웨이 쇼는 크리스마스 성극을 초라하게 만들고, 크리스마스 세일 상품을 파는 상점들의 불빛은 너무 환하여, 아기 예수 생명의 별빛을 가리워 버렸습니다. 가짜 빛들이 진짜 빛을 압도해 버린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환한 세상 빛에 눈 멀어, 예수 생명의 빛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아기 예수님, 경배할 대상을 잃어버린 성탄절은 그저, 성탄절 연휴- 휴가를 즐기거나, 혹은 쇼핑이나 하고, 서로를 위한 선물을 교환하는 날로 전락했습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는 분명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억하며 축하하는 절기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당신의 생일 축하 자리를 통해, 많은 영혼들을 구원하십니다.
목회를 하면서, 예수 믿지 않는 가정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을 세상에서 방황하다가 40세가 넘어 뜻밖에 교회로 나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은 십중팔구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 행사에 참석하여 캔디하나라도 받은 분들입니다. 어린 시절, 예수 이름으로 주어진 달콤한 성탄캔디는 주님에 대한 기억을 달콤하게 했고, 친구따라 갔던 어린 아이들의 마음에 성탄의 불빛은 따뜻한 주님의 사랑으로 자리잡았던 것입니다.
그 따뜻한 사랑과 좋았던 기억이 나이 들어 심령이 어두워지고 깜깜해질 때, 저들의 심령에 켜져 다시금 저들을 교회로 인도하는 생명의 빛이 되었던 것입니다. 크리스마스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이 높임을 받을 때, 그분은 언제나 그분께 나아온 영혼들을 반드시 구원하시는 것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예수 이름으로 주변 이웃들에게 캔디라도 나누어 주어, 주님의 사랑을 전하지 않으시렵니까?
샬롬. 2014.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