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미국내에 번지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작년도 올해도 모두 그 전 해와 같을 줄 알았습니다. 시간은 언제나 우리 앞에 있고, 기회는 언제나 내가 마음만 먹으로 잡을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중요한 일들을 뒤로 미루고 하루 하루 바쁘게만 살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온 세상에 퍼지면서, 우리의 모든 활동이 중단되거나 위축되었습니다. 사회 봉사, 교회봉사, 단기선교등을 하고 싶어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늘 오늘과 내일은 어제와 같으리라 생각했는데, 주님을 위해 봉사하며 헌신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때가 온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사역박람회 주일입니다. 각자의 은사에 따라,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사역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날입니다.
저는 해마다, 사역박람회가 되면, 마음에 떠오르는 분이 한 분 계십니다. 약 10여년전에 59세의 나이로 소천하신 오세화 권사님이십니다. 59세, 비교적 조금 일찍 소천하셨지만 오권사님은 살아 생전, 그 누구보다도 풍성한 열매를 주님께 맺으신 아름다우신 분이셨습니다. 원래 권사님은, 신앙심이 깊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암으로 고생하신 후에 완전히 변하셨습니다. 1,2,3년, 암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신 후, 그분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덤으로 사는 시간으로 이해하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기회를 선용하여 주님의 영광을 위해 ‘자신의 마지막 때’를 쓰임받으셨습니다. 권사님은 자기 몸도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도 100세가 넘도록 연로하신 시어머니를 집에서 평안히 영면하실 때까지, 불평 한마디 없이 잘 봉양하셨습니다. 가정에서는 충실한 아내요 자녀들에겐 본이되는 어머니이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앙 우선으로 사셨습니다. 권사 직분을 받으신 다음에는, “권사는 기도와 심방에 헌신해야 한다”고 배우신 후, 그대로 실천하셨습니다. 매일 새벽 기도뿐만이 아니라, 매일 밤 9시 기도회에 오셔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교회를 위해서, 목회자와 성도님들을 위해서 늘 중보 기도에 힘쓰셨습니다. 또한 열정적으로 전도하셨습니다. 노방전도, 축호전도, 열심히 복음을 담대히 전하셨습니다. 암이 재발하여, 마지막 병상에 누워 계셨을 때에도, ‘전도하지 못하는 것을’ 가장 안타까워하셨습니다. 또한, 바쁜 개인적인 일정 가운데서도, 교회 강단꽃을 도맡으셨습니다. 성심을 다해 예쁜 꽃들을 구입해서, 꽃꽃이를 연구해 가며 창조적으로 강단꽃을 매 주일 만드셨습니다. 토요일 저녁 교회를 둘러보면, 늘 아래층 친교실에서 꽃꽃이를 준비하셨던 그분의 선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그 때 교회는 아름다운 향기로 넘쳐났었습니다. 권사님은,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를 십분 활용하셔서, 주님의 영광을 위해, 많은 열매를 남기고, 그렇게 주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오늘은 사역 박람회 주일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헌신의 기회입니다. 그 헌신을 할 수 있도록, 사역을 종류를 알려 드리고 각자 믿음의 분량에 따라 섬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날입니다. 사실, 사람들이 사역의 기회를 쉽게 저버리거나 뒤로 미루는 까닭은, 어제처럼 오늘도 있고, 오늘처럼 내일도 있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사태가 우리에게 준 가장 큰 교훈중 하나는 기회는 날이면 날마다 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모든 일에는 때와 기한이 있다”고, 주님을 위해 전도하고 선교할 기회, 친교 봉사, 각종 섬김, 등은 모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때와 기한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한을 넘기면, 더 이상 아무런 기회도 얻지 못하고 인생이 종말을 고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늘 오늘은 주님께서 내게 주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오늘 삶을 드려 봉사에 힘써서 주님을 위해 선한 열매를 풍성히 맺음으로 이 세상 끝나는 날, 주님을 기쁨으로 만나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1.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