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일하시네’라는 제목의 찬양이 있습니다. 첫 두 소절이 다음과 같습니다. ‘날이 저물어갈 때, 빈들에서 걸을 때, 그 때가 하나님의 때/ 내 힘으로 안될 때 빈손으로 걸을 때, 내가 고백해 여호와 이레.’ 주님이 세상 사람들속에서 본격적으로 일하시는 때는, 내 인생 길이 환하고, 내 손에 무엇이나 가득하여 내 힘으로 어떤 일이든 해 낼 때가 아니라, 뜻밖에도 어둡고 가난하고 힘들고 지치고, 절망적일 때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주님은 늘 주님의 때에 하나님의 사람을 불러 ‘이 세상에 구원역사’를 이루십니다. 노아, 아브라함, 모세, 다윗, 모두 이 세상이 가장 어둡고 절망적이었을 때 하나님께서 붙들어 구원자로 사용한 인물들입니다. 난세에 영웅이 나오는 것입니다.
2세기말 후한 말기, 중국은 황건적의 난으로 인해 백성들은 고통받고 나라는 그 기능이 크게 쇠퇴했을 때였습니다. 그러자, 백성들의 안녕과 나라의 안위를 걱정했던 아주 평범했던 사람들이 영웅처럼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인물들이 유비, 관우, 장비입니다. 황건적의 난으로 나라가 힘들이 않았다면, 이들은 그냥 중국의 한 지방에서 조용히 살다가 죽었을 사람들입니다. 유비는 한나라 왕조의 후예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집안이 가난해서 돗자리 장수로 연명하며 살았고, 관우는 고향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 다니는 직업없는 건달에 가까웠습니다. 아이들 글이나 가르치며 간신히 먹고 살았고, 장비는 시장통에서 소 돼지를 잡아 파는 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황건적의 난으로 나라 사정이 피폐해지자, 이 지극히 평범한 세 사람이, 나라를 위해 함께 일하자고 의기투합하여 도원결의를 맺고 각자의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 황건적의 난을 진압하는데 삶을 드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저, 나라를 구하고, 백성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들이 점점 그 규모가 커지면서, 돗자리 장수 유비는 왕이 되고, 일개 서생과 백정이었던 관우와 장비는 천하 대장군들이 됩니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평범한 시대 같으면, 모두 그렇게 삶의 자리에서 조용히 살아갔을 인생들이, 난세를 만나게 되면, 영웅들로 둔갑하여, 세상에 엄청난 족적을 남기는 인물이 되기도 합니다. 세상적으로 보면 가장 힘들 때가, 가장 위대한 인물을 만나는 때이기도 합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일들을 만나게 되지만, 사실, ‘how are you? Or what’s happening?’ 서로 안부를 물을 때, ‘fine, thank you. or nothing much.’ 별 특별한 일 없는 날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제와 비슷한 오늘, 오늘과 비슷한 내일을 기대하며 그렇게 하루 하루 먹고 살다가 죽습니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다 굉장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습니다. 육체적인 질병과 경제적인 어려움, 그리고 전쟁같은 상황으로 인해 어둡고 가난하고 힘들고 지치고 절망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사람들이 모두 절망할 수밖에 없는 때, 바로 ‘그 때가 하나님의 때’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때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일으켜 사용하십니다. 성경은 믿는 자들을 이 세상의 빛이라고 했고, ‘예수 증인이요, 왕같은 제사장’이라 칭했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인생에 가장 어둡고 고통스러운 순간을 맞이할 때, 즉 누구나 언젠가 만날 하나님의 때에, 그를 주님앞으로 인도하여 구원얻게 하는 사명을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갖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주를 모르는 세상 사람들은 이런 저런 어려움을 당하면 울고 절망하지만, 하나님의 사람은, 그 때가 일할 때입니다. 그 때가 하나님의 신에 감동되어 일어날 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이 성령으로 거듭나 왕 같은 제사장으로 세움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모든 삶의 정황속에서, 성령충만하여, 주님의 때에 마귀 사단의 권세에 눌려 신음하는 많은 영혼들을 구원하는 일에, ‘왕 같은 제사장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는 우리 모두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2.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