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Do you have the one?)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不義)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며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이명박 전대통령은 서울시장 당시, 위의 시를 애송했다고 합니다. 이 시가 본인의 삶 전체를 돌아보게 하는 화두가 되었고 살아가면서 풀어가야 할 과제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다만 자신이 누군가에게 ‘그 사람’으로 기억된다면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술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5)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앙생활은 서로가 서로에게 ‘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세상이 바로 ‘천국’입니다.
샬롬. 2014.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