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11월, 프리미어 12라는 세계적인 야구대회가 일본에서 열렸었습니다. 세계에서 야구를 잘한다는 12개 나라들을 초청해서 우승팀을 가리는 대회였는데, 압도적 실력을 자랑하는 개최국 일본은 우승을 자신했습니다. 개최국 일본이 우승을 자신할 수 있는 이유는 너무나 많았습니다. 특히 일본팀에는 당시 일본 최고의 괴물투수라는 오타니 쇼헤이가 있었습니다. 그 때까지 아시아 최초라는 거의 160킬로로 던지는 강속구는 왠만한 타자들은 건드리지조차 못했습니다. 일본은 개막전에서 한국팀을 선택했고, 한국 선수들은 오타니의 강속구와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포크볼에 속수무책으로 나가 떨어졌습니다. 한국선수들은 오타니에게 10개의 삼진아웃을 당하고, 서로간의 현저한 실력차를 느끼면서, 팀은 5대 영으로 졌습니다. 조별리그에서, 5경기를 치르는데, 한국은 그 후에도 미국팀에게도 패하여, 3승 2패로 비틀비틀 간신히 토너먼트에 진출합니다. 그리고 준결승전에서 다시 일본을 만나게 됩니다. 일본은 준결승전에서 한국을 만날 때까지, 무려 6전 전승, 무패의 전력을 자랑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한일전에 나오는 선발투수도 역시 오타니 쇼헤이. 이길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예상대로 한국 야구팀은 오타니 쇼헤이의 투구에 눌려 8회말까지, 빈공과 빈타에 시달리며, 3대영으로 지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기회는 9회초 공격, 한 번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일본팀에서 겨우 85개 공을 던진 오타니 쇼헤이를 내리고, 마무리 투수를 올린 것입니다. 그러나 마무리 투수들이라고 해도, 일본 최고의 특급 투수들입니다. 그런데, 그 때부터 기적이 시작되었습니다. 8번타자 대신 대타로 올라온 오재원선수의 안타, 9번 대타 손아섭선수의 이어진 안타 그리고, 1번 정근우선수의 2루타로, 대한민국은 첫 득점을 올리게 됩니다. 스코어는 3대 1, 노아웃에 2, 3루가 되었습니다. 계속되는 대한민국의 공격에서, 2번 이용규선수가 데드볼을 얻어 만루가 되고, 그 다음 3번 김현수선수가 포볼로 나가서, 밀어내기로 점수를 보태, 스코어는 3대2, 노아웃에 만루가 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4번 타자, 이대호선수가 등장합니다. 그러자 일본은, 이대호선수를 상대로, 일본 야구 시즌에서 이대호의 천적으로 불리는 마쓰이 히로토시를 등판시킵니다. 마쓰이는 일본프로야구 시즌중 이대호와의 대결에서, 4타수 4삼진을 기록한 선수입니다. 마쓰이는 이대호선수를 상대하는 최선의 카드였습니다. 그런데, 그 마쓰이가 이대호에게 그만 4구째에 장타를 얻어 맞게 됩니다. 2루타, 점수는 순식간에 4대 3으로 역전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경기가 끝나, 한국이 극적으로 승리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대한민국은 여세를 몰아 조별리그에서 패했던 미국을 무려 8대 0으로 두들겨 일본이 자신들을 위해 만든 우승 트로피를 가져옵니다. 호기롭게 프리미어 12라는 잔치를 베풀고, 6전 전승으로 준결승에 오른 일본이 자신들을 위해 차려놓은 밥상을, 비틀비틀 간신히 준결승에 오른 한국이 그것도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채가 버렸습니다. 지난 2015년 11월달의 일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입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입니다. 야구도 인생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다 끝났다고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말입니다. 성경은 ‘끝이 가까우니 세월을 아끼라’고 말씀했습니다. 오늘은 11월 마지막 주일, 이제 2020년도 마지막 한 달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한 달,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순간 순간, 주어진 기회를 소중히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여, 그 어느 때보다도 풍성히 결실하는 우리 모두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0.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