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교구는 오래 전부터 교구방을 큐티 나눔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로 돌아가면서,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나누는데, 모두가 올리는 글들을 통해 인생에 큰 도전과 감동을 받을 때가 적지 않습니다. 서로 받은 도전과 감동을 함께 나누고자, 얼마 전 정우원 장로님께서 2교구 나눔방에 올리신 글을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자 합니다. —
할렐루야! 감사드립니다. 오늘(9월 13일)이 하늘나라에 가신 우리 어머니 생신입니다. 아침부터 서둘러 병원에 있는 형에게 가서 씻기고, 옷갈아 입히고, 아침 먹여 wheelchair에 앉혀서 차에 태우고, 그리고 어머니 묘소로 갔습니다. 저보다 11년 위인 저희 형님은 태어날 때부터 지적 장애를 안고 태어났습니다. 그 형은 제게 있어선 아주 어릴 땐 나의 친구였고, 사춘기 땐 부끄러운 존재였고, 나이를 좀 먹어선 부담스런 존재, 그리고 지금은 가슴아픈 측은하고 불쌍한 존재이면서 또 짐스러운 존재입니다.
대부분의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처럼 저희 형은 고집이 세고, 자기 소유욕구가 집요하고, 집착이 강해서 뭔가가 필요하면 그 즉시 갖다 바쳐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주위 사람들을 굉장히 힘들게 합니다. 그리고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도 눈치는 앉아서 삼천리, 서서는 구만리를 바라보는 소질이 있어 걸핏하면 삐지고, 화를 내고, 주위에 있는 물건을 집어 던지고, 밥 안먹는다는 무기 아닌 무기로 저희를 힘들게 합니다. 그러기에 저희 어머님이 저 아들을 놓고 내가 어찌 죽을까 하시며 평생 기도 제목이 그 아들 먼저 데려 가시고 당신이 돌아 가시길 기도 하셨습니다.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제게 신신당부 하시던 “나 죽으면 네 형 잘 돌봐주거라” 하실 때마다 한 번도 속 시원하게 “걱정마세요. 제가 잘 돌볼게요”하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형은 너무나 의기소침해져서 보는 나로 하여금 너무 측은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병원에서 돌봐주는 것이 턱없이 부족해 일주일에 몇 번씩 저와 제 누이가 찾아가 씻기고, 옷갈아 입히고, 먹이고 하는 과정이 참 힘들고 또 기한이 정해진 것이 아닌 기약없는 일이기에 마음에 큰 짐이 됩니다.
형은 나의 십자가, 이런저런 모습으로 내게 다가오신 예수님이라고 생각하며 형을 대하려고 하면서도 믿음이 턱없이 부족해 짜증나고 힘들어하는 제 모습에 자주 실망합니다. 사람이 죽는다는 의미를 알지도 못하는 형에게 엄마 어디에 있냐고 물으면 하늘나라 예수님 곁에 있다고 합니다. 제 누이가 뇌물(?)을 안기며 세뇌 시켜서 그리 대답합니다. 오늘 엄마 생신인데 엄마한테 간다니까 아침부터 들떠 있던 형이 어머니 묘소를 바라보고 엄마, 엄마 하는 모습에 너무 가슴 아파 한참을 울고 기도했습니다. 제게 주신 십자가 기쁨으로 감당하겠노라고…. 형이 죽으면 그의 영혼은 과연 구원받아 천국에 갈수 있을까? 그 부분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적인 영역이므로 그저 기도로 간구하며 틈나는데로 형과 기도하고 말씀들려주라는 어머니의 당부가 생각납니다. 아버지 이 영혼 불쌍히 여기시어 긍휼을 베풀어 주옵소서. 샬롬. 201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