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교를 하려 할 때, 종종 나오는 질문은, ‘가까운 곳에도 할 일이 많은데, 왜 멀리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려고 하느냐’입니다. 이곳 뉴저지에도 가난한 자, 소외된 자, 병든 자, 상한 자, 할 일이 너무나 많은데, 많은 돈을 들여 해외로 나가는 것은 매우 한가한 일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몇 일 혹은 몇 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 가서 무슨 전도를 한다고 많은 비용을 들여 가는지 이해하기 힘들고, 전도 하려면 가까운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구태여 먼 곳까지 가는 것은 어쩌면 구경 삼아 재미 삼아 가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혹자는 단기선교팀 파송에 드는 비용을 현지 선교사에게 주면 선교사님들이 더 요긴하게 쓰지 않겠느냐는 의견입니다. 이런 말에 어떤 선교사님이 답했습니다. ‘그렇다고 그 돈이 선교사에게 오지 않습니다.’
예수님도 이런 질문들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공생애를 시작하신 예수님은, 가는 곳마다 놀라운 기적을 보여 주셨습니다. 귀신들이 쫒겨가고, 온갖 종류의 병자들이 고침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예수님을 붙들었습니다. 자기들 동네에 오래 머물러, 복음 사역을 감당해 주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기도하신 후에,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소를 옮기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다른 동네에서도 복음을 전해야 하리니, 이를 위해 보내심을 받았느니라.’ 예수님께 주어진 사명은 한 동네에서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자기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동안에 많은 곳을 두루 다니셨습니다. 예루살렘에 가셨고, 온 유다와 사마리아땅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방의 갈릴리와 시돈과 두로에서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이 한 곳에 계셨다면, 전도 경비가 크게 절약되었을지 모릅니다. 혈기왕성한 12제자들과 여러 지역을 다니시는 바람에, 비용이 적지 않게 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한 곳에 오래 머물지도 않으셨습니다. 오늘날로 말하자면 예수님은 거의 1년 열두달, 12명의 제자들과 함께 단기 선교를 떠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예수님이 방문했던 지역은 후에, 제자들을 통해 모두 크게 복음화되었습니다. 사마리아는 빌립 집사의 복음 전도로 활성화되었고, 제자들이 안수 기도해 줌으로서 성령 충만한 지역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단기 선교로 밟았던 땅들은 후에 모두 복음이 왕성하게 전해지는 지역들이 되었습니다.
오늘부터 2017년 선교대회가 시작됩니다. 한국말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 시작은 몇 사람, 매우 미약하게 보여도, 그 발걸음이 그 지역 복음화의 첫 걸음이 될 때가 많습니다. 언더우드, 아펜젤러 선교사님들이 지금부터 130여년 전에 한국 땅을 밟을 때, 오늘날과 같이 한국이 변화될 줄은 전혀 몰랐을 것입니다. 130년 한국 땅은 선교사의 눈에는 너무나 영적으로 어두운 나라였습니다. 도저히 변화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게 보였습니다. 그러나 저들의 발걸음이 닿는 모든 곳이 후에 복음이 불붙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선교는 내 생각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가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내 주변에 아직도 아픈 사람 많고, 고통 받는 사람많고, 병든 사람 많고, 귀신들린 사람 많고, 괴로운 사람 많지만, ‘다른 동네에서도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받았음을 확신하며 순종하는 것이 선교인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번 선교대회를 통해, 한 분이라도 더 주님의 지상 대명령에 순복하여, 더욱 풍성히 결실하는 2017년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16.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