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가 쓴 ‘레 미제라블’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뜻의 불어)은 가난과 굶주림으로 인해 빵 한조각을 훔친 죄로 무려 19년의 감옥살이를 하는 사나이 장발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이 작품은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뮤지컬과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얼마 전에 뮤지컬 영화로 영화관에서 상영되어 많은 관객의 호응을 받았습니다.
어린 시절에 읽었던 레 미제라블은 빵을 훔친 대가로 지나친 형벌을 받고 비뚜러진 인생을 살다가, 어떤 성당의 자비로운 신부에 의해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한 장발장에 대한 이야기로만 알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뮤지컬 영화로 새롭게 접한 ‘레 미제라블’에서는 판틴이라는 창녀의 이야기가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판틴은 남편에게 버림받고 아무도 모르게 코젯이라는 어린 딸을 키우는 불운한 여인입니다. 여자의 몸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일하기가 어려웠던 시절, 판틴이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다른 여직공들에 의해 판틴은 직장에서 부당하게 해고됩니다.
딸의 약값을 마련하여야 했던 판틴은 목걸이와 머리카락을 잘라 팔고, 결국은 창녀로 일하게 됩니다. 바닥 인생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러다 어느 날, 한 손님과 다툼이 일어나 크게 다치게 되고, 마침내 어린 딸 코젯을 장발장에게 맡기고 숨을 거두게 됩니다. 참으로 ‘레 미제라블’(불쌍한 인생)한 여인이 판틴이었습니다.
그 판틴(앤 해서웨이 분)이 뮤지컬 영화에서 부른 ‘I dreamed a dream’(나는 꿈을 꾸었습니다.)이라는 노래가 많은 관객들에게 폭풍 눈물을 흘리게 했습니다. 이 노래의 내용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흘러간 시간에 꿈을 꾸었습니다. 어렸을 때, 나는 두려움이 없었고, 희망이 살아있었고, 인생은 살아볼 만하고, 사랑은 영원하고, 신은 자비로울 거라고 꿈을 꾸었습니다. 그러나 잔혹한 현실은 한밤중에 천둥소리를 내며 들이닥쳤습니다. 희망은 찢겨버렸고, 꿈은 모두 부끄러움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나는 이런 지옥같은 세상과는 정말로 다른 세상을 꿈꾸었는데, 오늘의 삶이 내 꿈을 없애버렸습니다. (Now life has killed the dream I dreamed.)”
레 미제라블에서 묘사된 지옥이란 꿈꿀 수 없는 세상이요, 꿈을 이룰 수 없는 세상이요, 누군가의 삶에서 꿈을 없애 버리는 세상입니다. 진짜 ‘불쌍한 인생’(레 미제라블)은 꿈꾸지 못하는 인생이요, 꿈을 이룰 수 없는 인생이요, 가진 꿈도 빼앗기는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컴패션 주일로 지킵니다. 컴패션은 하루 1불 이하의 극빈 환경속에서 ‘꿈을 잃은 아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꿈을 찾아주는 ‘긍휼 사역이요, 복음 전도사역’입니다. 지난 주에, 어느 셀을 방문했을 때 한 분이 자신은 컴패션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간증하는 내용을 들었습니다. 그 눈물은 아마도 꿈꿀 수 없는 세상의 모든 불쌍한 인생들(레 미제라블)에 대한 주님의 눈물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장발장이 홀로된 아이 코젯의 손을 끝까지 잡아주었던 것처럼, 지금까지 이 세상의 많은 ‘레 미제라블’(꿈꾸지 못하는 불쌍한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May God bless you all.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