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열매
The fruits of a word

보통 사람 됨됨이가 좋다고 말할 때, 그 사람의 성품이나 인품이 훌륭하다는 말을 합니다.   성품이나, 인품을 이야기할 때의 품이라는 한자어가 재미있습니다. 입구자 세 개를 합쳐 놓은 말이 품자입니다. 말이 쌓이고 쌓여서, 그 사람의 품성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하는 말이 중요합니다. 한 마디 말로, 천냥 빚을 갚고, 한 마디 말로 원수가 되고, 한 마디 말로 인해, 부부가 갈라서기도 하고, 한마디 말로 인해, 사람이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합니다. 그러나 말이 정말 중요한 까닭은, 말이 씨가 된다고, 우리 입에서 나온 말이, 우리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우리 입술의 열매를 짓는 분이라고 하셨고, 하나님께서는 우리 입에서 나온 말대로, 우리 귀에 응하도록 이루신다고 경고했습니다. 말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한국말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어떻게 말하느냐도 무척 중요합니다.

 

오늘날, 광화문에 세워져 있는 이순신 장군상은 하마터면 없을 뻔했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민족의 영웅이 될 수 있도록 그를 살린 숨은 영웅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조선시대 선조 대왕때, 이순신 장군은, 선조 왕의 출정 명령을 듣지 않고 군사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군사를 움직일 때가 아니었는데, 현장 전투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왕과 조선 대신들이, 억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군사를 섣불리 움직였다간, 애꿎은 병사들만 죽일 것이 뻔하여, 이순신 장군은 명령에 따를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선조 대왕은 분노했습니다. 삼도수군 통제사 이 장군을 ‘한산도 장수’로 낮추어 부르며, 투옥시킨 다음엔, ‘임금을 속인 자는 반드시 죽게 돼 있다’ 끝까지 매를 쳐서 끝내 죽이겠다고 의지를 표현했습니다. 왕의 의지를 알게 된 신하들 중에, 이순신 장군을 아끼는 사람들이 구명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장군의 종사관 정경달이 나섰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전쟁 능력은 조선 역사에 그 예를 찾을 수 없습니다. 싸움을 미루는 것은 전술인데, 어찌 죄입니까? 그를 죽이면 나라가 망하는데 어찌 하시렵니까?’  구구절절 옳은 말이었고,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사이다 발언이었지만, 오히려 정경달의 말은, 마치 선조왕이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처럼 들려서, 선조왕의 불타는 마음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습니다. 그 때 우의정 정탁이 상소문을 올렸습니다.   그 상소문 내용이 이렇습니다.  “이순신은 왕명을 거역한 큰 죄를 지었지만, 선조 대왕께서는 극형을 내리지 않으시고 인을 베푸시려는 일념으로, 이순신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찾아보시려고, 생명에 대한 임금의 어진 뜻이 죽을 죄를 진 자에게까지 미치니 감격을 이길 길이 없습니다.’   이어지는 문장에서, 정탁은, 이순신이 지금까지 잘한 몇 가지 작은 공적을 열거한 다음에, ‘이순신의 죄는 죽어 마땅하나, 무릇 인재는 나라의 보배이므로 주판질하는 사람까지 재주가 있으면 아껴야 하는데, 장수의 재질을 가진 자를 오직 법에 따라서 처단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순신을 죽이면, 한 사람이라도 필요한 전란의 시대에, 손해가 있으니, 아껴 사용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상소문 하나로, 이순신 장군은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오늘날 광화문 광장에 우뚝 솟은 민족의 영웅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정탁의 상소문은, 역대 최고의 상소문에 꼽힙니다. 말 한마디로 사람이 죽을 뻔하고, 말 한 마디로 사람이 살아난 것입니다. 말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어떤 말은, 차라리 하지 않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말만 잘하면, 천냥 빚도 갚게 됩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 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엡 4:29)고 말씀했습니다. 한 마디 말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습니다. 이쁜 말을 하면, 누구에게나 이쁨 받게 됩니다. 복된 말을 하면, 그 복이 다 자기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인품, 성품은,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늘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는 선한 말로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누리며 생명 구원 역사를 이 땅 가운데 풍성히 이루어가는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