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화상 전문의가 전신 3도 화상으로 당초 생존이 불가능하다 여겨졌던 아홉살 환자를 살리고 나서, 감사 인사를 전한 사람은 뜻밖에도 그 환자의 병실을 매일 치웠던 병원 청소부였습니다. 그러나 청소부가 치명적인 화상을 입은 환자를 살렸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화상 병동 입원 환자들중 가장 큰 사망원인은 2차 감염이기 때문입니다. 의료진이 아무리 수술을 잘해도, 병실 청소를 설렁 설렁했다면, 오염된 환경에서 중증 환자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청소부가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묵묵히 제대로 해냈기에, 관련된 모든 이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 놀라운 기적을 이루어낸 것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한 사람이 잘해서 좋은 교회와 건강한 공동체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볼 때는 별로 관련없고 보잘 것없어 보이는 일을 하는 작은 사람들이 모두 합쳐져서 놀라운 일을 함께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작은 일을 소홀히하면, 큰 역사도 이루기 어렵습니다.
오래 전, 한국 최고의 타자였던 이승엽선수가 일본에서 크게 성공을 거둔후에, 슬럼프를 겪게 된 주 원인이 엄지 손가락 부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엄지 손가락은 신체에서 매우 작은 부분인데, 그 손가락이 부상을 입게 되니, 방망이를 제대로 잡아서 칠 수 없게 되었고, 부상을 피하기 위해 움츠리다 보니, 전체 타격 매케니즘이 흐트러져서, 결국은 긴 슬럼프에 빠져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우리는 각 지체라고 합니다. 아무리 작은 지체라도, 소홀히하면, 전체 매카니즘에 영향을 미쳐서, 결국은 기적을 함께 만들어 낼 수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우리 모두를 위해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세워주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고 (마 25:40절) 말씀하셨습니다. 눈에 잘 띠지 않지만, 자기에게 주어진 일들을 어떤 상황속에서도 묵묵히 신실하게 감당하고 있는 작은 형제를 알아주고 격려해주고, 섬기는 것은 곧 우리 임금이신 주님께 하는 것과 같습니다.
주님의 몸된 공동체는 작은 지체들이 그리스도에게 순종하여 신실하게 맡겨진 사명을 감당할 때 건강하게 세워집니다. 지난 고난주간 24시간 지성소 기도에 각자 맡겨진 시간에 교회에 와서 무릎꿇고 기도한 많은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5-6명의 성도님들이 매일 밤 지성소 기도시간에 교회에서 ‘주님의 몸된 교회와 성도들, 그리고 성전건축’을 위해 철야기도했습니다. 교회 분위기가 좋거나 나쁘거나 상관없이 언제나 변함없이 기도하면서 성실하게 아이들을 섬겨 주신 귀한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그분들로 인해 한 때 몇 명 없었던 교육부는 이제 유치부 18명, 유초등부 11명, 중고등부 29명으로 꾸준히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늘 남모르게 교회당 눈치우고 꺼진 전등불 다시 교체하고, 부숴진 가구들을 수리하고, 화장실 청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성가대와 친교 봉사, 그리고 다양한 교회 사역들에서의 섬김들…, 또한 성전 예배의 자리를 지키며 눈이오나 비가오나 변함없이 주만 바라보며 묵묵히 주님의 교회를 사랑하며 섬긴 수없이 많은 분들에 의해 오늘도 동산교회가 이곳에 건강하게 서 있습니다. 성경은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에 힘쓰라’(히 10:24-25절)고 말씀했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맡겨진 일에 묵묵히 충성하여 때로 중증 화상으로 고통하는 동산교회를 건강하게 살려주신 모든 분들께 마음으로부터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샬롬. -2018.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