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전 세계 어린이 베스트 셀로 꼽히는 책가운데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대니얼 디포는 ‘로빈슨 크루소’를 쓰기 전에는 그야말로 빚쟁이였습니다. 1692년 10월에 이미 파산 선고를 했습니다. 모험심이 강했던 그는 큰 돈을 한 번에 벌 욕심으로 바다 및 보물을 찾는다고 잠수정을 샀다가 실패했습니다. 그 후에 돈 많은 귀부인들이 즐겨 찾던 향수를 만든다고 사향 고양이 70마리를 140명의 투자자들에게 돈을 빌려 구입했다가 이것도 역시 하늘이 돕지 않아서 파산을 하고 말았습니다. 모든 자산을 뺏기고도 부채를 갚을 길 없어 감옥에 가야 할 신세였지만, 채권자들과 합의하면서 간신히 형사처벌만은 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완전히 망한 그의 삶이 뜻밖에도 런던의 한 선술집에서 ‘알렉산드 셀커크’라는 떠벌이 청년을 만나면서, 극적인 반전을 맞이하게 됩니다.
셀커크는 영국 중부 로우 라르고라는 조그마한 어촌 출신인데, 처음 타고나간 배가 풍랑을 맞아 파선되자 무인도에 상륙하여 간신히 목숨을 구하게 됩니다. 그가 무인도에서 혼자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떠버리는 이야기를 대니얼 디포가 듣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청년의 무용담을 소설로 극화시켜 발표한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이 대니얼 디포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영어로 opportunity (기회)라는 단어는 항구 (portus)쪽으로 불어주는 바람에서 파생됐다고 합니다. 옛 로마의 선원들은 고된 항해를 마치고 지친 몸으로 목적지인 항구로 귀향할 때, 배 뒤편에서 밀어주는 바람을 순풍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바로 해상 용어 기회(opportunity)로 파생되었던 것입니다. 기회란 바람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오직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습니다. 성령의 헬라어 원어의 뜻은 pnuma(바람)입니다. 고된 인생길을 하늘 나라로 인도하기 위해 우리 인생의 뒤편에서 밀어주는 순풍이 바로 성령님이신 것입니다. 이 성령님도 바람같기 때문에 오직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준비는 합심 기도로 됩니다. 사도행전 1장에 보면, 제자들은 함께 모여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님’을 기다립니다. 그들이 이와같이 마음을 같이하여 한자리에 모여 일심으로 기도했을 때, 오순절날 강한 바람같은 성령님이 모든 사람들의 머리위에 머물러, 각 사람을 충만케 하는 은혜를 입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바드 대학의 도서관에 가면, 이런 글귀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 졸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룹니다.’ 이것을 조금 신앙적으로 바꾸어 표현하면, ‘지금 졸면 꿈을 꾸지만, 지금 기도하면 꿈을 이룬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합심 기도로 깨어 일어나야 성령님을 힘입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그 꿈/사명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릴레이 금식 기도에 모든 교우님들이 함께 동참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합니다. 새벽기도회, 그리고 금요 밤기도회에 더욱 한 마음으로 달려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바람은 불고, 기회는 오는데, 합심기도로 준비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