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향을 향하여
Coming to the ‘father land’

‘고향의 봄’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이원수 시인이 쓴 동시에 곡을 붙여 만든 노래인데, 한국인이라면 남한이든 북한이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언제든 누가 한 소절만 시작하면 떼창이 가능한 한국인의 soul song이라고 할만한 노래입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고향은 어디나 낙원이라고 고향은 부모 형제와 살던 정든 곳이요 그리움과 아름다운 추억이 함께 하는 곳이요, 언제나 늘 돌아 가고 싶은 곳입니다. 세상 어느 나라 사람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한국인들의 고향 사랑은 남다른 면이 있습니다. 젊을 때에 미국에 이민와서 살다가도 어느 정도 성공하고 나이가 들게 되면 저절로 고향생각이 나고, 고향에 돌아가 삶을 마감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귀소본능에 따라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역이민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사실, 옛날에 한국인들은, 집밖에서 죽는 것을 ‘객사’라고 부르며 극히 불행한 죽음으로 여겨, 시신을 집안에 들여 놓지도 않았습니다. 객지에서 죽은 시신에는 온갖 잡귀가 붙거나 죽은 이가 망령이 되어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 신앙을 갖게 되면서, 고향과 객사에 대한 생각이 크게 변했습니다.

 

몇 년 전, 키르키즈스탄에 단기선교를 갔을 때, 그곳에 예수님의 제자중 한 사람인 마태의 무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오래 전, 인도를 갔을 때, 예수님의 제자중 한 사람인 도마가 인도에서 복음을 전하다 순교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가나안 땅에서 인도와 키르키즈스탄은 엄청 먼 곳들인데, 마태와 도마가 고향에서 아주 먼 남의 나라에서 복음을 전하다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예수님의 제자들은 거의 모두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 하나님께서 지시한 땅으로 가서 복음을 전하다 숨을 거두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초기에 순교한 야고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객지에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베드로와 바울은 로마에서 순교했고, 다른 제자들도 아르메니아, 터키, 그리스, 에티오피아, 페르시아 등 먼 곳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왜 하나님의 사람들은 은퇴하고 나이들어 고향 땅에 돌아가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살려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복음을 들고 온 세상을 두루 여행다니며 사서 고생을 하려 했을까요?  그 이유를 성경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 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 (히 11:13-14) 예수 믿고,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내가 어디에서부터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아 예수 이름으로 구원받은 우리가 가야 할 본향은 우리 하늘 아버지가 계신 하늘 나라입니다.

 

옛날에 타향살이를 하다가 명절날, 고향집에 돌아갈 때, 사람들은 선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갔습니다. 고향집에서 기다리는 부모님께 객지에서 잘 살다 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두 언젠가 나그네 인생길을 끝내고, 우리 영혼의 아버지가 계시는 본향집에 돌아가게 됩니다. 그 때 우리들도 하나님 아버지를 만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영혼 구원의 열매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아버지께서 기뻐하실 선물, 영혼 구원 열매를 준비하는 일이 선교입니다. 온 세상에 두루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입니다. 그러므로 늘 우리에게 주신, 천국 본향에 상급 쌓을 수 있는 기회인 나그네, 행인같은 이 땅의 삶을 사는 동안, 주님께서 주신 귀한 선교 명령에 순종하여, 복음 들고 땅끝까지 달려가는 일에 존귀하게 쓰임받아, 주님 부르시는 날, 영혼 구원의 열매를 가득 안고 기쁨으로 우리 하늘 아버지 두 팔 벌려 기다리시는 본향을 찾아 들어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4.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