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극장에서 상영된 ‘밀양’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2007년 대한민국 영화대상,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고 주연 배우 전도연씨는 이 영화로 칸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남편을 잃고 아들과 함께 사는 여인이 그 아들마저, 믿었던 유치원 원장에 의해 유괴 살해당합니다. 여주인공은 큰 충격을 받아 제 정신이 아닌 삶을 살다가, 교회에게 가까스로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감옥에 갇힌 살인범에 대해서도 관대한 마음이 생깁니다. 살인범을 용서해 줄 마음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감옥을 찾아가 만난 살인범의 한 마디가 이 여인을 다시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뜨립니다.
살인범의 입에서 나은 말은 ‘미안합니다. 용서해 주세요.’라는 말 대신에, ‘나는 이미 주님께 죄를 회개하고 용서를 받았습니다. 아주머니도 주님의 품에서 지내는 걸 보니 참 다행입니다.’ 살인범의 매우 뻔뻔스런 태도와 말에 살인범을 관대한 마음으로 용서하려고 했었던 여주인공은 속이 뒤집힙니다. ‘용서? 하나님이 벌써 용서했대. 그런데 내가 어떻게 용서를 해’ ‘내가 그 인간을 용서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이 먼저 용서할 수가 있어요?’ 하나님의 용서를 이해할 수 없었던 여주인공은 하나님과 사람에게 절망하여 다시 천길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에는 ‘죄의 삯은 사망’이라고 감옥안에 있는 사형수나, 감옥밖에 있는 사람이나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라는 점에서 하나도 차이가 없습니다. 사형수는 모든 사람들에게 현저하게 드러난 굵직굵직한 죄를 지은 사람이요, 일반인은 아직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은 작은 죄들을 수없이 지은 사람들입니다. 주님앞에서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가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는 죄인에 불과한 것입니다 (롬 3:23).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 자신들의 죄를 제대로 적시한다면 아무도 하나님과 사람앞에 고개를 들고 살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평생 죄의 노예가 되어 사형수의 신분으로 비참하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죄인들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 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피를 흘려, 우리의 모든 죄를 단번에 완전히 용서해 주셨습니다 (히 9:12).
그러므로 우리가 오늘도 고개를 들고 정말 뻔뻔스러울 정도로 평온한 얼굴로 주님앞에 예배드리고 찬양할 수 있는 까닭은, 바리새인처럼 스스로 죄가 없다고 착각하기 때문이 아니라, 엄청난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예수 보혈의 공로 의지하여, ‘내 자신의 모든 죄가 용서받았음을 믿기’때문인 것입니다.
세상은 그리스도인의 이런 모습을 절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죽을 수밖에 없는 수악한 죄인들이 저렇게 뻔뻔스럽고, 태연하고 평온하게 살 수 있는가?라고 질문합니다. 그 때 우리는 믿음으로 이렇게 고백하는 것입니다. ‘나는 (예수 보혈의 공로로) 죄를 용서받았음을 믿습니다’ (I believe in the forgiveness of sins).
이 신앙고백안에서, 오늘도 평온한 얼굴과 마음으로, ‘우리가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boldness-뻔뻔스럽게) 나아가는’(히 4:16)것입니다. 늘 죄사함의 은혜가운데, 마귀 사단의 정죄를 이기고, 기쁨으로 승리의 삶을 범사에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