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은 부활 축제를 준비하기 위한 40일간의 기간으로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부터 부활 전야제까지 계속됩니다. 사순절에서 40일의 의미는 몇가지 성경 말씀에서 왔습니다. 창세기 노아시대에 하나님께서 악으로 가득한 세상을 정화하기 위해 40일동안 비를 내리셨고, 출애굽한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계명을 받기 위해 40주야를 하나님과 함께 보냈으며,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광야에서 40주야를 단식하며 준비한 일, 그리고 예수님께서 부활하고 승천하시기 전에 40일동안 제자들과 함께 머문 시간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사순절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우리의 마음을 돌이켜 말씀에 순종하며, 부활 생명의 주님을 만나기를 고대하는 시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순절의 시작인 ‘재의 수요일’에 뉴욕 맨하탄을 다녀보면, 이마에 까만 재를 바르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이마에 까만 재를 바르는 것은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는 (창세기 3:19절) 주님의 말씀과 함께 머리에 재를 뒤집어 쓴다는 상징적인 표현속에, 우리가 돌아가야 할 지점을 생각하고 거기에 비추어 자신들의 삶을 말씀에 비추어 회개하며, 돌이켜 주님께 나아가기를 소원하는 행동입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많은 세상 유혹으로 인해, 주님을 바라보는 신앙이 약해지거나 주님에 대한 사랑이 식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흙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허무한 인생을 깨닫지 못하고, 천년만년 살 것처럼 오만방자한 태도로 인생을 어리석게 낭비할 수 있습니다. 사순절은 이런 흐트러진 마음과 신앙을 바로잡아 인생의 무상함을 생각하면서, 예수 십자가에 썩어질 이 땅의 모든 정과 욕심을 못박고, 영원한 하늘 나라를 바라보며 마음 가짐을 새롭게하고, 신앙을 회복하는 기간이 되어지는 것입니다.
이와같은 사순절을 위한 준비는 크게 두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 음식을 절제하는 것입니다. 교회사적으로 보면,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사순절 기간에 절식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성도들은 되도록 육식을 금하고, 점심만 제대로 먹고, 나머지 식사는 요기하는 정도로 식사양을 줄였습니다. 그러나 교회의 절식은 단순히 적게 먹기 위함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풀 양식을 위해 내 것을 나누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둘째로 교회는 진심으로 삶을 주님앞으로 돌이켜 회개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은 사순절 첫 번째 주일입니다. 바쁘게 살다보면, 우리는 우리 자신과 주님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영원한 하늘 나라에 대한 소망을 잊어버리고, 세상의 썩어질 영광을 위해 온통 마음을 다 빼앗길 수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사순절 기간을 통해 다시금 세상 욕심에서 벗어나,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은혜 자리로 나오기를 원하십니다. 아무쪼록 이 기간에 되도록이면 기름진 음식과 오락을 절제하고, 주님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어, 사순절을 통해 주시는 놀라운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은혜를 풍성히 경험하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