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버지니아에서 목회할 때, 한인 목회자들이 일주일에 한 번 테니스 운동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대개가 동네 테니스 수준이었습니다. 오래 쳤다고 하시는 분도, 그다지 잘치는 실력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미안하게 공치는 시간보다 공 줏으러 다니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무엇보다 폼이 엉성했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테니스를 즐기러 오시는 60대쯤 되어 보이는 동네 미국 아저씨들이 계셨는데, 테니스를 멋지게 즐기셨습니다. 공을 치는 모습이 우리완 사뭇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폼이 아름다웠고, 공이 빨래줄처럼 죽죽 시원하게 뻗어나갔습니다. 서로 잘 받아쳐서, 옆에서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차원이 다른 테니스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우리 중 가장 잘 치는 분도, 그분들과는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서로 리그가 달랐습니다. 무슨 운동이든, 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의 특징이 있습니다. 모두 유소년, 어릴 때부터 기본기를 탄탄히 다진 경우입니다. 그 잘 닦은 기본기위에서, 훈련량을 쌓아 세계적인 운동선수로 발돋음하였기에, 경기를 보기만해도 즐겁습니다. 구경하는 즐거움이 적지 않기에 사람들은 남이 운동하는 경기를 비싼 표를 구입합니다. 기본기가 중요합니다.
신앙생활도 기본기가 중요합니다. 처음에 폼을 제대로 익혀야, 오랜 세월 연륜이 쌓이게 되면, 빛을 발하게 됩니다. 차원이 다른 신앙생활을 누리게 됩니다. 신앙생활의 기본기는 말씀과 기도입니다. 때로 어떤 기적적인 신앙 체험이 신앙심을 크게 고취 시킬 수 있지만, 건전하고 꾸준한 신앙성장은 습관적인 말씀 묵상과 기도생활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하루 이틀의 감동적인 부흥회 설교는 극적인 회심을 일으키는 계기는 될 수 있지만, 신앙 인격을 다듬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온전히 쓰임받는 신앙인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한 두번의 운동으로 건강한 몸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처럼, 한 두 번의 신앙체험으로 건강한 신앙생활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말씀을 체계적으로 꾸준하게 묵상하지 않은 채, 일시적이고 감정적인 신앙생활을 하게 되면, 마치 사사기 시대처럼,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하나님을 섬기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큰 과오를 저지르게 될 수 있습니다. 입다라는 사사처럼,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다가, 제일 먼저 나오는 사람을 하나님께 번제로 드리겠다는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맹세로, 자기 딸을 불에 태워 죽이는 매우 어리석은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성경을 잘 모를 때, 벌어지는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그리고 꾸준한 기도생활을 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은혜체험이 풍성해 질 수 없고, 믿음이 깊어질 수 없습니다. 기도가 부족하면, 늘 요행을 바라고, 기복이 심한 신앙생활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기도할 때에는 되도록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 놓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기도할 수 있지만, 우리의 연약함 때문에, 기도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하면 도움이 됩니다. 이건 마치, 우리가 운동은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시간을 정해놓고 운동해야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엊그제가 초복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뜨거운 여름을 지나고 있습니다. 여름은 무더위로 인한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계절입니다. 만사가 피곤하고, 정신적으로 신앙적으로 해이해질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상황속에서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는 훈련이 기본기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여름, 꾸준한 말씀묵상과 기도생활로 신앙의 기본기를 충실히 다져서, 올 가을 풍성히 결실하며 멋진 신앙생활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샬롬. 2019.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