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탄생일
Birth date of Jesus

몇 년 전 소천하신 저희 어머니는 생전에 생신이 몇 개 있으셨습니다. 호적상 생일과 진짜 태어나신 날이 달랐습니다. 부모님이 동사무소에 늦게 신고하셨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호적상 생일은, 동사무소에 저희 어머니의 탄생을 신고한 날입니다. 우리는 주로 호적상 생일을 지켜 어머니 생신 축하를 해 드렸는데, 그것도 양력과 음력이 있어서 늘 혼란스러웠습니다.  생일이 음력 9월 10일이셔서, 실제 생일날은 보통 한 달 후 어느 날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마다 바뀌는 음력 생일을 계산하는 것이 힘들어 그냥 9월 10일로 생일축하를 해 드렸는데, 그러면 어머니는 생일은 원래 음력으로 지키는 것이라고 해서, 1년에 2번 생신상을 차려 드리기도 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도 저희 어머니가 정확히 ‘몇 년 몇 월 몇 일’에 태어나셨는지 자녀들은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해마다 자녀들이 함께 모여 저희 어머니 생신을 축하해 드린 것은 정확한 생년월일을 아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의미가 어머니의 생일잔치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일년에 한 두 차례, 어머니 생일날에 함께 모여, 우리들을 낳아 키워주신 어머니의 사랑과 수고에 감사를 드리고, 동시에, 어머니의 평소 가르침을 기억하고, 그 말씀에 따라 살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머니는 늘 우리가 예수님을 잘 믿고 의지하는 삶을 살기를 원하셨습니다. 매일 말씀보고 기도하는 삶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우리는 어머니의 생신날에, 어머니의 가르침을 다시금 기억하며, 때로 많이 부족하지만, 그 말씀따라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들이 기념하는 예수님의 생일도 크게 두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12월 25일이요 다른 하나는 1월 7일입니다. 서기 313년 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기독교를 로마의 국교로 공인했습니다.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로 공인되면서 로마인들이 추앙하던 대표적인 축일인 태양신의 탄생일이 예수님의 탄생일로 바뀌었습니다. 12월 25일입니다. 이렇게 서방의 로마 카톨릭 교회는 12월 25일을 예수 탄생일로 지켰지만, 동방의 정교회는 1월 7일을 예수 탄생일로 기념했습니다. 서방교회와 동방교회가 예수 탄생 기념일이 달랐습니다. 서로 사용하는 달력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서방의 카톨릭 교회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그레고리력을 사용했고, 동방 정교회는 로마황제 시저가 만든 율리우스력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달력을 사용하든, 예수님이 실제로 탄생한 날은 아무도 모릅니다. 예수님 태어날 당시엔, 오늘날 우리들이 사용하는 달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12월 25일은 로마 카톨릭 교회가 정한 날 일뿐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일은 마치 저희 어머니께서 진짜 태어난 날과 호적상의 생일이 다른 것처럼 그 누구도 정확히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성탄절을 기념하는 것일까요?  그러나 정확한 예수님 생일 날짜는 모르더라도, 우리가 해마다 한 차례, 성탄절을 통해서 늘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심을 기억해야 하는 까닭은 주님이 이 땅에 오신 의미가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감사입니다.  성탄절날 우리는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죄로부터 구원하시기 위해 어떤 일을 하셨는지를 생각하며 주님의 희생과 사랑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헌신입니다.  예수님은 평생 자신을 위해 살지 않으셨습니다. 늘 하나님 아버지께서 주신 ‘영혼 구원의 사명’을 붙들고 그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삶을 드리셨습니다. 병든 자들을 고쳐 주셨고, 귀신들린 자들에게서 귀신들을 쫒아 주셨고, 말씀을 가르치고 천국 복음을 전하며, 많은 영혼들을 구원하기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성탄절을 지키며 우리는 그 예수님의 헌신을 본받아, 영혼구원의 사명에 헌신하기로 다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성탄의 계절에, 예수님께서 우리 모든 인생들을 위해 베풀어 주신 놀라운 구원의 은총을 다시금 마음에 새겨 감사로 주님께 영광 돌리며, 동시에, 죽기까지 영혼구원의 사명에 헌신하신 주님을 본받아 우리도 역시 죽을 때까지 영혼구원의 사명에 헌신하겠다고 다짐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4.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