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자기 남은 인생을 계수하며 사는 삶이 지혜’ (시 90:12)라고 말씀했습니다. 인간은 그 누구도 자신이 얼마나 오래 살는지 알 수 없지만, 이 땅에서의 삶이 영원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시한부 인생을 살아갑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계획해서 효과적으로 사용하며 살 수 있도록 그 날들을 계수할 수 있는 장치들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지구가 태양을 한바퀴 도는 공전으로 이루어지는 1년, 그리고 달이 초승달, 그믐달, 만월이 되는 시간으로 만들어지는 1개월, 그리고 지구의 자전으로 이루어지는 하루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1년, 1달, 하루라는 장치들을 통해 우리는 자기의 남은 세월을 계산하고 그에 따라 계획하며 지혜롭게 살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double thirty’라고 했습니다. 처음 30년은 공부하고 취직하고, 그 다음 30년은 애 낳고 양육하여 결혼시킨 후 60세쯤 되어 은퇴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부분 눈을 감았습니다. 그래서, 60이 되면 환갑잔치를 크게 열고, 자식들에게 모든 재산을 다 나누어 주고, 영정 사진을 찍고, 유언을 남깁니다. 그러면 얼마 후에 신기하게도 시름시름 앓다가 대부분 소천하셨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기대 수명이 크게 늘어나, ‘triple thirty’라고 합니다. 처음 30년은 공부하고 취직하고, 그 다음 30년은 애 낳고 양육하여 결혼시키고, 60세쯤 되어 은퇴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눈을 감는 것이 아니라, 그 때부터 약 30년을 더 살게 됩니다. 이 계산을 잘해야 지혜롭게 살 수 있습니다. 어떤 할아버지가 60세에 은퇴하신 후, 곧 죽을 것을 생각하고, 모든 재산을 자식들에게 다 나누어 주고, 죽기만을 기다렸는데, 웬걸 90세까지 사셨습니다. 90 넘으신 그 어르신의 후회는 자기가 만약 이렇게 오래 살 줄 알았다면, 60세 은퇴할 때, 뭐라도 계획하고 실천 했을텐데, 죽기만을 기다리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나이만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래 살 줄도 모르고, 자식들에게 재산을 너무 일찍 물려주는 바람에 부모님들이 자식들 눈치보면서 힘들게 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자기에게 주어진 날들을 계수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triple thirty’처럼 대략적으로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인지는 알려 주셨습니다. 미국인이나 한국인인 경우에, 60세쯤에 은퇴하면 바로 죽는 사람들보다는, 60세에 은퇴하고 난 후 거의 30년, 꽤 오래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날들을 계수하고 그에 따라 인생을 설계하고, 준비하고, 사는 것이 지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다 ‘triple thirty’로 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지만, 주님께 가는 것은 순서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날 계수하는 것이 지혜’라는 말씀의 또 다른 의미는, 언제 어디에서 주님이 우리 각 사람을 부르실지 알 수 없기에 “매일 매 순간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살라”는 권면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세계적인 기업가 스티브 잡스는 매일 아침 거울앞에서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만약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오늘 하려는 그 일을 하길 원하는가?’ 그리고, 그 질문에 몇일간 계속 no 라는 답이 나오면 그 때는 무언가 변화를 주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 믿는 저와 여러분들은 조금 다른 의미에서, 이 질문을 우리 자신에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주님을 만날 준비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구와 달과 태양을 통하여, 하루, 한 달, 일 년,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하는 지혜를 주시어, 이 땅에서 우리 인생을 계획하며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하셨고, 동시에, 우리 인생들이 언제 죽을지 모르게 하시어, 마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루 하루가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2024년 이제 한 달 남짓 남은 시간, 주님을 만날 준비하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어, 그 어느 때보다도 주의 영광을 위해 풍성히 결실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4.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