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종종 어머니는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시장보러 가셨습니다. 그리곤 시장 어귀에 있는 떡볶이, 국밥집에 아이들을 내려놓고 혼자 빨리 장을 보시고 다시 돌아와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가시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복잡한 시장길에서 대충 장을 보시고 일찍 국밥집에 돌아오실 때도 있었지만, 종종 국밥을 다 먹고도 한참동안 돌아오지 않으실 때도 있으셨습니다. 시간이 길어지면, 아이들을 쳐다보는 국밥집 아주머니의 눈초리가 점점 차갑고 사나워집니다. ‘밥값은 어머니가 지불해야 하는데…’ 아이들의 마음도 점점 불안해졌습니다.
‘혹시 어머니가 날 잊고 그냥 집으로 가신 것은 아닌가?’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불안한 마음에 방정맞은 생각을 하게도 합니다. 그 때에는 다들 생활이 어려워, 식구가 많을 때는 한 아이쯤 밖에다 버리고 오는 경우도 있었기에, 혼자 집을 찾아갈 수도 없고, ‘어머니가 혹시 나를 버린 건 아닌가?’ 불안과 두려움이 밀려오는 것입니다. ‘一日如三秋 일일여삼추’, 목을 길게 빼고 어머니를 기다리다 드디어 어머니가 저쪽 길 코너를 돌아 나타나시면 그리 감격스러울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어머니는 국밥만 달랑 먹고, 오랜 시간 우두커니 앉아있던 아이에게 미안하셨는지, 나무라듯 말씀하셨습니다. ‘오뎅이랑, 떡볶이랑 좀 더 먹지 그랬니…’ 아이는 어머니가 돌아오실 줄 알았다면, 정말 맘 편하게 오뎅이랑 떡볶이랑 더 먹을 걸 그랬다고 후회합니다.
성경은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여,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말씀했습니다. 우리는 죄를 범하여 하나님을 떠나게 되었고, 우리 인생은 국밥집 주인이 아니라, ‘마귀가 주인인 세상’에 남겨졌습니다. 사단 마귀는 죄의 대가를 지불하라고, 매순간 우리에게 차갑고 사나운 눈초리를 보내지만, 우리는 그 값을 치를 능력이 없어 항상 불안과 공포에 떨며 살았습니다. 죄의 빚을 갚을 수 없는 우리는 평생 마귀의 종노릇하며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죄값은 너무커서, 우리 스스로는 치를 수 없고 오직 우리 하늘 아버지만이 하실 수 있는데, 그분은 쉬이 우리에게 오시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오매불망, 이제나 저제나 우리 영혼의 아버지가 오시기만을 기다리는데…, 드디어 그분이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성경은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마 1:23)고 말씀했습니다. 약 2천년 전, 우리 죄값을 다 치르고 우리를 하늘 본향으로 데려가시기 위해 우리 영혼의 주인이 오신 것입니다. 이 분이 바로 임마누엘 하나님, 저와 여러분들이 믿는 바로 그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에게 오신 사랑의 주님은 ‘우리를 떠나지도 버리지도 않으리라’(히 13:5) 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2016년 새해도 임마누엘의 주님은 변함없이 늘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2016년 새해, 언제나 맘 편히 ‘오뎅도 드시고, 떡볶이도 드시면서’ 주님과 동행하심으로 범사에 믿음으로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샬롬. 2016.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