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일본에 닥친 지진해일 피해로 많은 사람이 죽고,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원전 사고까지 잇다르자, 많은 한국인들은 저들의 불행을 자기 일처럼 여기면서 눈물을 흘리며 함께 고통하고 모금에 활발하게 동참했습니다. 모든 과거의 원한은 깨끗이 잊고, 승화된 인류애를 발휘했던 것입니다. 일본에 제일 먼저 달려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일본인들은 한국의 온정에 감사하고, 한국인들의 이웃 사랑에 감동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한국의 명망있는 원로 목사님께서 일본의 쓰나미 재앙을 ‘우상숭배로 인한 심판’으로 설명했다고 해서, 많은 한국인들이 분노했습니다.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기독교인들 가운데서도 시기적절한 발언이 아니었다고 흥분했습니다.
지난 3월 26일은 안중근 의사 순국 101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일본인들은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만들고 그가 옥중에서 쓴 책인 ‘동양평화론’을 칭송했습니다. 우리 한국인들은 또 감동했습니다. 이렇게 자기네 총독을 죽인 사람까지도 칭송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진 좋은 이웃을 지금까지 미워한 것이 미안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로,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화해와 상호협력의 핑크빛 무드로 무르익어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30일, 시기적절치 못하게 나온 일본 문무과학성이 통과시킨 대부분의 일본 중학교 사회 교과서의 내용은 모든 한국인들을 경악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독도는 일본땅’이며 현재 한국이 ‘불법점거중’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독도 문제와 지진해일 문제’는 서로 다른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속마음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래 전, 일본에서 오랫동안 살다 오신 목사님께 들었던 얘기가 생각납니다. 일본말에 마음을 뜻하는 단어가 두가지라는 것입니다. 속마음을 뜻하는 ‘혼네’와 겉마음을 뜻하는 ‘타테마에’입니다. ‘소위 일본인은 두 개의 혀를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남들앞에서 감언이설을 하는 혀와 독설을 내품는 혀를 말하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베풀어 준 온정에 감사하고, 안중근 의사의 기념관을 지어주고 있지만, 속마음은 여전히 ‘독도는 자기네 땅’이요, 기회만 있으면 날카롭고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남의 것을 빼앗는, ‘국화와 칼’을 가진 두 마음이 일본인의 진면목인 것입니다.
오늘까지 저희 교회는 일본 지진해일을 돕는 모금을 합니다. ‘원수가 주리고 목마르거든 먹이고 마시우라’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실천하는 것이지만, 여러가지 일련의 사태를 주목하면서 일본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생수와 먹을 거리같은 것들이 아니라, 저들이 모든 위선을 벗고, “우상숭배는 반드시 하나님께 심판받는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마음의 우상을 버리고 생명의 주님께 돌아오는 ‘진정성’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환경적 재앙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큰 영적 재앙으로 고통받는 불쌍한 일본을 위해 더욱 기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