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박근혜 당선인이 미국을 방문해 수십명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던 도중에 갑자기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점심에 먹을 수 없는 두 가지가 뭔지 아십니까?” 뜻밖의 질문에 어리둥절해하는 참석자들에게 그는 ‘아침식사와 저녁식사’라고 말했습니다. 허를 찌른 ‘썰정 조크’였습니다. 그 당시 유력 대선주자로 워싱턴 DC를 방문했던 박근혜 대표가 어떤 이야기를 할 지 긴장했던 전문가들의 분위기는 그 유우머로 인해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이어 박 당선인은 ‘북한이 가져서는 안되는 두가지도 있습니다. 그것은 핵무기와 인권유린입니다’라고 말해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유머는 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열어 놓는 좋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영국 심리학 교수 리처드영국 심리학 교수 리처드 와이즈먼과 동료들은 유머의 3요소를 알면 누구나 상대에게 웃음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유머 감각도 쑥쑥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자신을 낮추는 것입니다. 얼굴이 못생긴 것으로 유명한 미국 링컨 대통령은 자신을 “두 얼굴을 가진 자”라고 비판하는 야당 의원에게 당당히 응수했습니다. “내 얼둘이 두 개였다면 왜 이런 중요한 자리에 하필이면 이 얼굴을 가지고 나왔겠습니까?” 단점을 드러내 자신을 낮춤으로써 현명하게 대응했습니다. 이런 유머는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을 어필하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둘째는 긴장감을 줬다가 김을 확빼는 것입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재임 시절 이렇게 연설한 적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지 그 비밀을 밝히겠습니다. 실은 제게 아홉 가지 재능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한 번 들은 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탁월한 기억력, 그리고 두 번째는 ……. 에, 그러니까 그게 뭐더라?” 재능에 대한 자랑이 연이어 나올 것처럼 말문을 열고서는 갑자기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하니 청중이 폭소를 터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셋째는 상식에서 벗어난 답을 하는 것입니다. 유머 감각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유엔 반기문 총장이 재선에 성공했을 때,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물었습니다. “총장님, 재선에 성공한 비밀이 뭔가요?” 반 총장은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아니, 뭘 그렇게 쉬운 걸 물으십니까? 경쟁 후보가 없으면 됩니다!” 이렇게 상대방이 궁금해 하는 것에 엉뚱한 답을 하면 큰 웃음을 줍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유우머를 구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말하는 사람의 마음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슬프고 괴로운 마음, 남을 미워하고 저주하는 마음에서 유우머가 나오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유우머를 잘 구사하려면, 늘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려는 선한 마음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성경은 ‘항상 기뻐하라’고 말씀했고, 또한 ‘너희 마음에 주님을 향한 노래가 있게 하라’(make melody in your heart, 엡 5:19절)고 말씀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신앙생활은 늘 기쁨이 충만하고 그 기쁨을 멜로디로 만들어 찬양하며, 또한 그 기쁨을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유우머러스한 사람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복음(기쁜 소식)을 전하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저와 여러분들이 바로 이와같이 ‘세상을 웃게하는 사람들’로 온전히 쓰임받는 올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