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에 키르키즈스탄에 가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참으로 멀다였습니다. 가는데 10시간, 비행기 갈아타는데 10시간, 그리고 또 다시 비행기 타고 5시간, 거의 24 시간 이상을 계속해서 가는데, 가다가 다 지쳤습니다. 돈들고, 시간들고, 동네길은 그냥 흙길이었습니다. 이곳에 자주 오기는 참 많이 어렵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곳에서 두 분의 선교사님을 만났습니다. 한 분은 그래도, 비쉬켁 수도에 살았지만, 다른 한분은 그곳에서도 다시 약 5시간 자동차로 떨어진 시골에서 잃어버린 영혼을 구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 5시간 떨어진 곳을 향해 가는데, 대관령같은 험준한 산을 넘어서 갔습니다. 눈이 조금 왔는데, 길이 미끄러웠고 위험했습니다.
저는 한인 선교사님 내외분이 도대체 뭣 때문에 이런 위험한 시골까지 오시게 되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분들은 한 때, 미국에서 아무 것도 아쉬울 것이 없는 성공적인 삶을 누리고 사셨습니다. 한국에서도, 안경 비지니스를 하면서, 유복한 환경에서 사셨던 분들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미국 땅에서 멀고도 먼 이런 오지에 들어와서, 미국과는 비교할 수 없니 열악한 환경에서 사서 고생을 하시는가…., 질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 사람들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옆 집에 사는 사람은, 선교사님이 낮에 일터에 나가는 것을 알고는 선교사님댁 과수원 울타리를 허물고는 수시로 선교사님 마당에 들어와 과수원 과일들을 따가고 짐승까지도 들여와 먹이고 훔쳐 간다고 했습니다. 외국인인 것을 알고는 와서 괜히 시비걸고 힘들게 하면서 돈 뜯어갔던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런 선교사님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고생을 즐기시는 분인가? 사실, 방 한칸에서 두 칸이 되고, 세 칸이 되어 사는 삶은 매우 즐겁습니다. 차를 파킹할 데도 없는 할렘가 작은 아파트에서 여러식구가 불편하게 그리고 치안 문제로 불안불안하게 살다가 바로 뒤에 공원이 있고, 학군이 좋은 동네에서 안전하게 살게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여러가지 이유로 방 세 칸이 한 칸이 되고, 좋은 학군이 나쁜 학군이 되고, 동네에서 늘 사람이 총에 맞아 죽어가는 그런 불안한 동네에서 차도 없이 살게 된다면, 정말로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올라가는 것은 힘 안들고 쉽지만, 내려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남보다 좋은 환경에서 잘 살게 되는 것은 모두가 바라는 바이지만, 남보다 나쁜 환경에서 사는 것은 선택이 당연히 어려운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어려운 길을 기꺼이 선택하신 분이 계십니다. 그분이 바로 저와 여러분들이 믿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99명을 천국에 놔두고, 아직 믿지 않는 죄인 1명을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 죄인 1명을 구원하기 위해, 천국에서 이 땅까지 그 먼길을 돌고 돌아 오셨습니다. 오늘이라도 죽으면 지옥갈 수밖에 없는 불쌍한 영혼을 위해 예수님은 살인 강도, 도둑, 험한 말로 상처를 주고, 서로를 미워하고, 죽음이 역사하는 이 할렘같은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오늘은 선교대회 첫번째 주일입니다. 선교는 주님을 닮는 것입니다. 선교는 나같은 죄인 살리려, 그 좋은 천국을 떠나, 이 낮고 천한 지옥같은 세상에 오신 그 예수님을 본받는 것입니다. 아버지께 보냄을 받아 선교사로 오신 예수님은 우리를 세상으로 보내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따라 사는 것이 바로 선교입니다. 주님 말씀따라 순종하며 주님을 본받아 살 수 있는 기회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샬롬. – 2017.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