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년 전에, ‘버킷 리스트’라는 제목의 영화가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모건 프리먼과 잭 니콜슨이 주연을 맡은 영화였는데,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평생 성실하게 일하며 살았던 카터와 에드워드라는 두 남자가 각각 시한부 인생을 사는 불치병에 걸려 같은 병실을 사용하게 되면서,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그것을 하나씩 이루어간다는 내용입니다. 자동차 정비공이었던 카터의 버킷 리스트는 소박합니다. 크게 5가지입니다. “장엄한 광경 보기, 모르는 사람들 도와주기, 눈물 날 때까지 웃기, 머스탱 차로 자동차 경주하기, 정신병자 되지 말기”입니다. 그러나, 재벌 사업가 에드워드의 버킷 리스트는 “스카이 다이빙, 가장 아름다운 미녀와 키스, 영구 문신 새기기, 중국 홍콩, 이탈리아 로마, 인도 타지마할, 이집트 피라미드 여행, 오토바이로 중국 만리장성 질주하기, 세렝게티에서 사자 사냥하기”입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카터와 에드워드는 같은 병실을 사용하면서 서로 가까워져서, 의기투합하여 자기들이 작성한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다 이루어보기로 결심하고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두 사람은 스카이 다이빙부터 시작해서, 자동차 경주, 세렝게티 사자 사냥, 이집트 피라미드 여행, 오토바이로 만리장성 질주하기등 버킷 리스트에 있는 내용들을 하나씩 하나씩 모두 이룬 후에, 카터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에드워드 역시 뒤를 이어 세상을 떠납니다. 참으로 불치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았던 두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을 다 하면서 여한이 없는 삶을 살다가 죽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카터와 에드워드가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요, 죽은 자가 반드시 다시 살아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떻게 살았을까요?
신약성경 고린도전서에서 사도바울은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모두 현생을 즐기는 것을 목적으로 살게 되리라고 말씀합니다. 바울은 ‘에베소에서 맹수와 더불어 싸웠다면,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죽은 자가 다시 살지 못하면, 내일 죽을 터이니 먹고 마시자 하리라’고 말씀했습니다. 로마시대에 에베소에는 거대한 원형 경기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죄인들은 원형 경기장에서 맹수와 싸우다가 죽는 형벌을 받았습니다. 죄수들은 맹수와 싸우다 죽는 그 날을 기다리면서 하루 하루 시한부 인생을 살았습니다. 이들은 오늘 끌려나가서 맹수와 싸우다 죽든지, 내일 끌려나가서 싸우다 죽든지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에게는 어떤 삶의 희망도 없었습니다. 죄수들은 언제 끌려나가 죽을지 모르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저 오늘 먹고 마시며 자포자기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에베소에서 맹수와 싸우다 죽을 형벌을 받은 죄수들만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불치병에 걸린 카터와 에드워드만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도 아닙니다. 이 땅에 태어난 우리 모두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언제 죽을 지 확실히 몰라서 그렇지, 모두 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이 땅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죽은 자가 다시 사는 소망이 없다면, 그 삶의 목표는 누구나 다 죽기 전에 근사한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죽을 때까지 ‘먹고 마시자, 잘먹고 잘 살자’가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국의 한 시니어 매체에서 7가지 주제로 버킷 리스트를 조사했는데,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것은 ‘여행’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기 전에 세상 구경이나 실컷 하는 것이 소원인 것입니다.
죽은 자의 부활을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의 내용이 완전히 다릅니다. 부활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어차피 썩어질 몸, 남은 인생 세상 구경이나 하면서 ‘먹고 마시자’ 하게 됩니다. 세상 부귀와 향락을 쫒아 어리석은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러나 부활을 믿는 사람들은, 주님 다시 오시는 그 날을 고대하며 무엇보다도 먼저 예수 믿어 세례 받고 구원의 확신 가운데, 부활 영생의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며 선하고 의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러므로 늘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그 날’을 고대하며, 구원의 확신 가운데, 선하고 의로운 삶으로 언제나 복음을 전하여, 주님 다시 오시는 그 날을 슬기롭게 준비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03.23.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