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우리 큰 아들을 잃을 뻔했던 섬뜩한 기억이 있습니다. 버지니아에 살 때, 우리 교우님 가운데 한 분이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불꽃 놀이를 보러, 워싱턴 DC, 링컨 메모리얼 앞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 때, 초등학교 갓 입학한 어린 우리 큰 아들을 데리고 가겠다는 것입니다. 무심코 아이를 함께 보냈습니다. 워싱턴 DC에서의 독립 기념일 행사는 대대적입니다.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 로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구경하는 행사입니다. 아이를 보내고 얼마 후에, 제 아내가 집안을 청소하다가, 갑자기 이유없이 아들 현태를 위해 기도해야 할 것 같은 강박을 느 껴서 자기도 모르게, 청소 도구를 내려놓고, 무릎을 꿇고 아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습니 다. 그 날 밤, 불꽃 놀이를 마치고, 모두 다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우리 아이를 데려갔던, 성도님이 우리 아내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곤 현태가 아무 말하지 않느냐고 하 면서, 놀라운 사연을 털어놓았습니다. 불꽃 놀이를 마칠 때쯤 수많은 사람들 인파속에서 그만 우리 아들을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정신없이, 우리 아들을 찾는데, 그 많은 사람 들속에서, 찾을 희망은 매우 적었습니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아이는 찾을 길이 없고, 발 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 할 즈음에, 어떤 미국인이, 우리 애 손을 잡고 마치 꿈꾸는 것 처럼 신비롭게 이 성도님앞으로 왔다고 합니다. 어떤 동양아이가, 혼자 헤매이고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데려왔다고 했습니다.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들을 잃 어버렸던 시간이 돌이켜 보니, 놀랍게도 제 아내가 청소하다 말고, 갑자기 기도했던 시점 과 일치했습니다.
도대체 아버지요, 목사였던 저는 그 시간에 뭐하고 있었을까요? 참으로 죄송하게도, 저 는 꿈에도 알지 못했고,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큰 아들이 베이비 때, 밤에 일어나 배고프다고 칭얼 댈 때에도 저는 아무 것도 모르고 쿨쿨 잠들었었고, 별로 하는 일도 없 으면서, 하루쯤 아이 돌보는 것도 힘들다고 생각했었고, 아내가 육아에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도 모른 체 했고, 그저 오늘도 내 자신 하나 추스리기도 힘든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 니다. 저는 자녀 양육에 있어서, 여성은 참으로 돕는 배필, 오직 하나님밖에 주실 수 없는 그런 도움을 주시는 소중한 분들이라고 확신합니다. 남자들은 도저히 따라갈 수도 없는, 그런 직감과 인지력으로, 자녀를 돌보고, 보호하고, 키우는 분들이 이 땅의 어머니들이십 니다. 그래서 유대인 탈무드에 보면 “하나님은 어디나 계셔서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세 상에 어머니를 주셨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미국에서 어머니 주일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어버이주일로 지킵니다. 원래는 한 국에서도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제정했으나, 1973년 어머니 날을 ‘어버이날’로 바꾸어 지 키고 있습니다. 미국은 어머니 주일, 아버지 주일이 따로 있으나, 한국은 단 하루 어버이 주일만 있습니다. 저는 미국식이 좋습니다. 과거엔 저도 한 때, 한국식을 따라서, 어버이 주일로 섬겼으나, 말씀을 전하다 보니, 그게 아니라는 것을 더욱 느끼게 되어 미국식으로 정하고 지키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와 아버지는 자녀에 대한 사랑과 헌신에 있 어서,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자녀 사랑에 있어서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감히 이 땅의 그 어떤 아버지도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그런, 직관과 인지력, 그리고 사랑과 희생 의 능력을 하나님께서는 어머니들에게 주시어, 가정에서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하는 어 머니로서의 사명’을 감당케 하셨습니다. 오늘 어머니주일, 자녀 양육에 사랑과 희생으로 헌신해 주신 이 땅의 모든 어머님들께 감사드리옵고, 그런 어머니를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샬롬. 2019.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