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8일 레슬링의 김현우선수가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에서 헝가리의 타마스 로린츠를 세트 스코어 2대 0으로 꺽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김현우 선수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결승 무대를 맞았습니다. 레슬링 경기 8강전에서 상대 이마에 오른쪽 눈이 부딪혀 멍이 들었는데 결승전 무렵에는 눈이 퉁퉁 부어올라 아예 오른쪽 눈을 뜨지도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눈이 잘 안보여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며 ‘훈련해 온 감각으로 경기를 했는데’ 상대 선수를 통쾌하게 엎어버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 것입니다. 김현우는 금메달을 확정짓자 기뻐 펄쩍 펄쩍 뛰었습니다. 그리고 태극기 앞에서 절을 하면서, “힘들 때 채찍질해준 감독님에게, 그리고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2012년 런던 올림픽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10개, 세계 10위를 목표로 이번 올림픽에 22개 종목에 240명의 선수가 출전했는데, 그 목표를 넉넉히 이루어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나라는 모두 204개국인데, 동방의 작은 나라가 그 많은 나라중에서 당당히 세계 10위권의 스포츠 강국이 된 것입니다.
오늘날 올림픽에서의 한국의 눈부신 성과가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이 세상을 더욱 놀라게 합니다. 한국이 처음 금메달을 딴 것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때였습니다. 그 때 한국의 양정모선수가 레슬링에서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36년동안 한국은 모든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서, 지금까지 한국이 동, 하계 올림픽을 합쳐서 얻어낸 금메달은 무려 100개 이상입니다. 그러나 한국인이 따낸 첫 금메달은 사실상 1976년 훨씬 더 이전이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1936년 일제 강점기동안, 독일 뮌헨 올림픽에서 아시아인으로 최초로 마라톤에서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던 것입니다. 올림픽 금메달이란 개인에게나 국가에게나 너무나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이거늘, 손기정 선수는 어느 유럽인의 표현을 그대로 빌자면 ‘인간이 표현할수 있는 가장 슬픈표정’을 하고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시상대에 섰습니다.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고개를 숙인 채 슬픈 표정으로 시상대에 섰던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와 오늘날 금메달을 따고 태극기를 흔들며 너무 좋아서 펄쩍 펄쩍 뛰어다니는 선수들의 모습은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오늘은 광복절 감사주일입니다. 금메달을 따고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크게 기뻐할 수 있는 나라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날입니다. 유도에서 금메달을 딴 김재범이라는 선수는 ‘금메달은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금메달만 하늘이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무려 2만 5천 종족이 있고 그 중 대부분은 나라가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인은 독립국가를 이루어 그 2만 5천 종족 가운데, 이제 전 세계 10위권내에 드는 놀라운 종족이 된 것입니다. 이런 축복은 우리 민족 자신들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내리는 것입니다. 금메달을 따고, 감사할 수 있는 나라와 국민을 다시 되찾아주신 하나님께 만만 감사드리고, ‘늘 우리 민족에게 주신 세상을 향한 구원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