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해마다 광복절을 전후해서, 한어권 1세들과 영어권 2세들이 함께 광복절 감사주일 연합예배를 드립니다. 수년 전에 이 연합예배에 대해 진지한 토의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자란 2세들은, 광복절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도 없는데, 꼭 광복절 감사예배를 2세들과 함께 드릴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광복절이나 삼일절 같은 날을 이야기하면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행위는 모두 미국에서 사는 2세들이 타인종과 어울려 살아갈 때,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 고립적 민족주의일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잃어보기 전엔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모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기간은 1910년에서, 1945년까지, 36년동안입니다. 일본은 당시 동양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였습니다. 청일전쟁으로 중국을 이기고, 러일 전쟁으로 소련을 이겼습니다. 대부분의 동양권 나라들이 모두 일본의 지배하에 들어갔습니다. 한국은 자연히 일본에 속하였고, 한국인들은 일본 여권을 들고 다녀야 했습니다. 가난한 나라백성에서 이제 가장 강력한 나라의 백성이 되었으면 오히려 기뻐해야 했는데, 모두들 그렇지 못했습니다. 나라만 일본제국이었지, 사람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일본인은 정말 일본 사람, 그러나 한국인은 일본 여권을 가진 나라 잃은 백성이었습니다. 그렇게, 한국 사람들이 일본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었을 때에, 일본 관동지방에서 대지진이 있었습니다. 그 때 묘한 유언비어가 돌았습니다. ‘조선인들이 일본인을 죽이려한다’는 유언비어였습니다. 그러자, 일본인들이 광분했습니다. 스스로 자경단을 만들어, 죽창과 몽둥이, 일본도로 무장하고,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죽였습니다. 일본인 흉내내는 한국인을 잡아내기 위해서, 한국인이 하기 어려운 일본 말을 시켜보고, 발음이 시원찮으면 죽였습니다. 그렇게, 6천명 이상이 끔찍하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우리가, 정말 잃어보기 전엔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모르는 것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숨쉬는 공기, 잃어보기 전까진 얼마나 소중한지 잘 모릅니다. 비가 오지 않아, 마실 물이 없어지기 전까지, 우리는 물을 마시며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지 잘 모릅니다. 그리고, 아내와 자녀들이 장기간의 휴가로 곁에 없으면, 그 때에서야 비로소 가정의 소중을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정말 잃어보기 전까진, 내게 있는 소중한 것들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나라와 민족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은 광복절 감사주일 예배로 드립니다. 광복절은, 잃었던 나라를 회복한 그 날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한국이 지구상에서 없어진 것은 한일합방 조약이 맺어진 1910년 8월 22일입니다. 그 날 이후로 지구상에서 한국은 일본으로 표기되었습니다. 동해는 일본해로 바뀌었습니다. 한국인은 모두 창씨 개명을 통해 일본 성씨를 갖게 되었고, 학교와 관공서에서 사용하는 공식적인 언어도 가나다라 대신에 히라가나 모두 일본어가 되었습니다. 국가도 동해물과 백두산이 대신에, 기미가요가 되었습니다. 김치먹고 된장먹는 한국인은 분명히 있었지만, 한국이란 나라는 지구상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그 사라진 나라가 다시 지구상에 나타났습니다. 대한민국과 더불어 일본해가 동해와 병기되었고,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외로운 섬하나 새들의 고향, 독도가 우리 땅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불쌍히 여기시어, 우리 나라와 민족을 회복시켜주셨습니다. 1945년 8월 15일, 지금부터 75년전입니다. 우리는 정말 잃어보기 전까진, 내게 있는 소중한 것들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오는 8.15 광복절은 잃어버린 소중한 우리 나라를 회복시켜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감사하는 날입니다. 하나님께서 찾아주신 소중한 나라를 다시는 허무하게 잃어버리지 않도록, 늘 주님께 감사하며 깨어 기도하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할렐루야. 2020.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