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래동화에 ‘3년 고개’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3년 고개’라는 고개가 있었는데, 거기서 넘어지면 3년 밖에 살지 못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고개 전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고개를 넘을 때면 모두 넘어지지 않으려고 각별히 조심했습니다.
어느 날, 읍내에 장이 열려서, 마을 사람들은 모두 장터에 물건을 팔러 갔다가, 고개를 넘어 돌어오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어떤 할아버지가 한 분 계셨는데, 기분이 좋아 친구분들과 함께 약주를 거하게 들고, 3년 고개를 넘다가 그만, 비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하필이면 재수없는 3년 고개에서 넘어지다니…. 이걸 어쩐단 말인가?’ 집으로 돌아온 할아버지는 염려 걱정에 그만 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3년 고개에서 넘어졌기 때문에 자신은 3년밖에 살지 못한다고 확신했습니다.
할아버지의 병세는 날이 갈수록 깊어졌습니다. 의원의 약도 소용이 없었고, 만병통치 산삼을 먹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죽어가는 할아버지 이야기는 금세 마을에 퍼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읍내에서 한 청년이 찾아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걱정 마세요. 한 번 구를 때, 3년을 산다니까, 두 번 구르면 6년, 세 번 9년… 그렇게 구르면 구를수록 그만큼 오래 살 거에요.” 할아버지는 그 청년의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나, 3년 고개에서 한 두 번 넘어지다가 아예 굴렀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정말 병도 낫고 건강해졌습니다. 그 후, 3년 고개는 ‘장수 고개’로 소문이 나서, 오래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와서 구르는 고개가 되었습니다.
한 번의 비상을 위한 천번의 점프라는 책이 있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전 코치였던 캐나다인 브라이언 오서가 쓴 자서전인데요. 연아는 얼음위에서 자연스러운 점프를 위해 수천번 이상 엉덩방아를 찧었다고 하지요? 아기는 평균 2천번을 넘어져야 걷는 법을 배운다고 합니다. 넘어지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넘어지고 일어서지 않으려는 것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부부싸움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부부싸움을 극복하려고 하지 않은 것이 나쁜 것입니다. 시험에 드는 것이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라, 시험에서 이기려 하지 않는 자세가 틀린 것입니다. 그러나 넘어지지 않고는, 설 수 없고, 걸을 수 없고, 그리고 비상할 수 없습니다.
성경에 보면, 수없이 넘어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받았지만, 기근에 넘어졌고, 바로왕의 위협에 넘어졌고, 여종 하갈에게 넘어졌습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도 수없이 넘어졌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다가도, 또 불평하고 모세를 원망하고,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하나님께 범죄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끝까지 저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약속의 땅 가나안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신약 시대에 베드로와 열 두 제자는 모두 예수님을 배반하면서 넘어졌으나, 역시 성령강림 이후로 모두 귀하게 쓰임받았습니다. 예수 신앙안에서 ‘넘어짐’은 늘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의 풍성함을 체험하는 기회가 됩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라고 말씀했습니다. 3년 고개는 1번 넘어지면 저주일 수 있지만, 자꾸 넘어지면 오히려 축복의 기회가 되는 고개였습니다. 언제든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믿음안에서, 늘 ‘비상하는 동산 교우님들이 다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14.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