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성지순례를 다녀올 때, 요르단에서 가이드 해 주신 분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선교를 하시는 분이셨는데, 처음엔 문화차이로 적지 않게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셨습니다. 여러가지 문화충격중에 하나는 시간 개념에 대한 이해였습니다. 오늘 저녁에 만나자 라고 말하면, 상대방이 언제 올지 알 수 없고, 안 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만나자고 서로 약속했는데, 오지 않으면, 그곳 사람들은 “인샬라” (하나님의 뜻입니다 라는 의미)라고 가볍게 넘기곤 한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현지인을 집에 초대했을 때, 오겠다고 해서, 저녁식사를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 두었는데, 아주 늦게 오거나, 혹은 오지 않을 때에는, 무척 화도 나고 답답했는데, 나중엔 적응이 되어, 피차 부담없이 오면 오는 것으로 알고, 안 오면 안 오는대로 ‘인샬라’ 생각하면서 살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얘기를 들으면서, 오래 전, 한국의 코리안 타임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집에 시계가 있는 집도 별로 없었을 때, 우리 한국인도 참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못했습니다. 2시에 만나자고 하면, 2시 반, 어느 때는 3시. 그런데 한 두 사람이 아니라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이렇게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외국인이 한국인의 시간 개념에 대해 코리안 타임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서로 신뢰할 만한 관계를 쌓으려면, 약속을 잘 지켜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서로 관계를 맺을 때, 늘 약속을 하고 행하기 때문입니다. 친구간의 사소한 시간 약속도 잘 지켜야 하지만,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 약속을 잘 지키지 않으면 신용을 잃어서 큰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생을 살 때, 아주 중요한 결혼 약속도 있습니다. 결혼식날 서로 남이었던 남자와 여자가 많은 하객들앞에서 서로간에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부부로 맺어집니다.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가난할 때나, 부자일 때나, 언제나 한결같이 서로를 사랑하고 지켜주고 위해주고, 정조와 대의를 지켜 행할 것을 약속”하고, 그 약속의 징표로 손에 반지를 끼워주고, 결혼 생활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이 약속이 깨지게 되면, 인생에 정말로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사람은 서로 관계 맺고 살아갈 때 늘 약속을 하고 행하기 때문에, 서로 신뢰 관계를 맺고, 행복한 삶을 함께 더불어 만들어 가려면, 무엇보다도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하나님께서도,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실 때, 언제나 약속을 하고 행하십니다. 사람은 늘 문화적인 이유로 혹은 육신의 연약함으로 인해, ‘인샬라’ ‘코리안 타임’ 등으로 서로간의 약속을 어길 수 있지만,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자신의 약속을 지키십니다. 성경은,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랴” (민 23:19절)고 말씀했습니다.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는 하나님께서 오래 전에 아브라함에게 ‘내가 너를 복주고 복주며 번성케 하고 번성케 하리라’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이 약속은 아브라함의 행위에 근거하지 않고, 그가 하나님을 믿을 때, 거저 이루어지는 놀라운 은혜의 약속이었습니다. 그리고,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자손들’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자손’을 통해서 아브라함의 축복을 모든 사람들에게 유업으로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자손’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므로 이제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만 하면, 아브라함의 복을 다 유업으로 이어받게 됩니다. 하나님 말씀의 약속에 근거하여, 아무 공로없은 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영생 복락을 은혜로 받아 누리게 된다는 사실, 이것이 놀랍도록 기쁜소식, 즉 복음입니다. 이 복음의 능력이 늘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1.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