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쓰임받기를
To be used, however

초등학교 때, 동네 친구들과 놀다가 그만 손목이 부러졌습니다. 손목이 부러진 순간, 제 모든 일상이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습니다. 부러진 손목을 고치는 일입니다. 동네 접골원에 가서, x ray를 찍고 손목이 부러진 상태를 확인한 후에 부러진 부분을 가지런히 놓고, 그 위에 단단하게 기브스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최소 1-2개월간 학교를 가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동네 친구들과 놀지도 못했습니다. 한 손을 사용하지 못하니, 잠 잘 때 돌아 눕지도 못하고, 양치하고 세수하는 일, 밥 먹는 일, 모두 모두 불편해졌습니다. 손목 하나 부러졌는데, 온 몸이 다 함께 고통하고 힘들어 했습니다. 그 때, 저는 온 몸의 지체들이 모두 자유롭게 쓰임받는 것이 놀라운 축복임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경은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지체들’이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 공동체가 건강하고 활기차게 작동하려면, 그 몸된 교회의 모든 성도들이 지체로서, 건강하고 활기차게 쓰임받아야 합니다. 한 지체라도 쓰임받지 못하면, 그만큼 교회 공동체는 약해지고 활동이 제한됩니다.

온 몸의 지체들은 눈, 코, 귀, 입, 머리, 팔, 다리, 어깨 허리, 허파, 심장, 위장, 내장, 왼쪽, 오른쪽 모두 다르게 만들어졌습니다. 서로 똑같아 보여도, 자세히 보면 많이 다릅니다. 왼팔 오른팔 똑같이 생겼어도, 서로의 기능이 다릅니다. 한 팔이라도 없으면 매우 아쉽습니다. 모든 지체들이 다 다르게 작동하여, 온 몸을 건강하고 온전하게 세워갑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각 사람도 하나님께서 모두 다르게 창조하셨습니다. 생김새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쌍둥이도 세대차가 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똑같아 보여도, 서로간에 성격도 기질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도 다릅니다. 우리도 이렇게 몸의 지체들처럼, 서로 다르게 창조되어, 각자의 기능으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건강하고 온전하게 세워 가는 것입니다. 수우미양가, ABCDF로 매겨지는 세상적인 기준으로 보면, 절대로 볼 수 없는 것이 각 사람의 놀라운 기능이요, 가치입니다. 얼핏보면, 부요한 사람, 얼굴이 하얀 사람, 키가 큰 사람만 멋있게 보이지만,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정말로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걸작품입니다. 나태주 시인은 ‘풀꽃’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얼핏 보면, 화려한 장미나, 탐스런 국화꽃이 눈에 크게 들어오지만, 길가에 핀 이름 모를 작은 꽃도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솔로몬의 모든 영광보다 더한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 주님의 걸작품임을 알게 됩니다. 세상적 기준으로 보면, 절대로 볼 수 없는 것이 각 사람의 놀라운 가치요, 기능이요 아름다움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 각 사람을 하나님의 눈에 참으로 예쁘고 사랑스럽고, 존귀하게 만드셨습니다. 온 몸의 지체가 다 기능이 다르고, 소중하고, 귀하듯이, 모든 인생들은 하나님앞에 그렇게 가치있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그리고…, 각자의 소중한 가치는 쓰임받을 때, 그 진정한 가치, 진가를 발휘하게 됩니다. 팔이 몸에 붙어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팔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팔이 붙어만 있고, 쓰임받지 못하면, 그 팔은 점점 기능을 잃게 되고, 약해지게 되고, 쓸모없이 변하게 됩니다. 그러나 온 몸을 위해 열심히 팔이 쓰임받으면, 그 자신도 튼튼해지고, 아름다워지고, 행복해집니다. 오늘은 사역 박람회 주일입니다. 어떻게 쓰임받느냐를 생각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어떻게든 쓰임받도록 내 삶을 드리는 날’입니다. 그러므로 어둔 밤 쉬되리니, 오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무엇이나 하십시오. 왜냐하면, 누구나 다 일할 수 없는 밤이 속히 오게 되기 때문입니다. 샬롬. 2022.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