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유대인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낸 어머니와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다가, 매우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와 함께 아이 친구를 픽업해서 학교에 데려다 주는데, 그 유대인 친구 아이가 차안에서 갑자기, 아침부터 ‘Jesus-예수’라는 말을 들으면 그날 하루종일 재수없다고 말하더라는 것입니다. 그 말에 깜짝 놀랐는데, 암튼, 기독교인들에 대한 혐오와 경멸이 적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아직 어린 학생들인 저들의 마음에 누가 그토록 예수님을 싫어하는 마음을 심어주었는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역사를 돌아보면서, 유대인들이 기독교인들을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WASP (White Anglo Saxon, Protestant) – 영국계 백인 기독교인 나라입니다. 이 나라에 유럽에서 여러 민족들이 이민을 오게 되어 서로 함께 어울려 살면서 이 나라는 U.S.A- 미합중국이 됩니다. 백인들은 거대한 미국 대륙을 개척하면서, 일손이 많이 필요하게 되자 남부 목화 농장을 위해서는 아프리카 흑인들을 노예로 삼아 일하게 하고, 미 대륙에 철도 놓는 공사는 중국인들을 데려다 사용합니다. 그리고, 흑인 노예와 중국인 노동자들은 미국 시민이 될 수 없도록, Chinese Exclusion Act를 만들고 Jim Crow법을 만들어 교묘하게 법으로 차별했습니다. 그러다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미국에 이민자의 수가 크게 증가하는데, 당시 이민자들 대부분이, 카톨릭과 유대교 신자들이었습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속에서, 등장한 인종차별 단체가 그 유명한 KKK 단입니다. 원래 KKK는 링컨 대통령의 노예 해방 정책에 반발하여, 1865년 남부 연방 출신 퇴역 군인들에 의해 조직되었지만, 카톨릭과 유대계 이민자들이 많아지면서, 백인우월주의, 반 유대주의, 인종차별, 반 로마 카톨릭교회, 기독교 근본주의를 표방하는 극우 단체로 크게 성장하게 됩니다. 이 때 선봉에 선 사람이, 놀랍게도 감리교 목사입니다. 이런 반 사회적인 단체가 1920년 미국내 회원수가 무려 4백만명이었고, 개신교 목사 회원도 4만명이었습니다. 미국 역사속에 인종차별주의자들이 기독교인들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미국 역사를 돌아보면, 유대인들이 ‘예수’라는 단어만 들어도 하루 종일 재수없다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입만 열면, 예수 사랑을 외치지만, 마치 두 얼굴의 사나이처럼, 실제로는 KKK 하얀 가면 뒤집어쓰고, 카톨릭 성당과 유대인 회당을 공격하고, 불지르고, 테러하는 끔찍한 위선자들이라는 사실을 경험했던 것입니다.
오늘은 종교개혁 주일입니다. 종교개혁은 지금부터 약 500여년전인 1517년 10월 31일에, 천주교 사제였던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그 성당 문에, 95개의 논제를 붙임으로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논제의 핵심 주제는, 카톨릭 교회의 연옥설과 면죄부 판매입니다. 중세 카톨릭 교회는 회칠한 무덤처럼, 겉으로는 멋진 빌딩에 매우 화려하게 보였지만, 영적으로는 참으로 암울했습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이름을 팔아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경 말씀과 아무 상관없이 교회가 전통으로 만들어, 돈벌이에 사용한 방법이 면죄부 판매였습니다. 그러므로 종교 개혁은, 외식적인 신앙 형태를 버리고, 성경 말씀의 가르침에 따라 정의롭게 살고, 긍휼을 베풀고 살고, 그리고 믿음으로 살자는 운동입니다. 그런데,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종교 개혁으로 세워진 개신교가, 시간이 꽤 흐르다 보니 중세 카톨릭 교회처럼, 이기적인 욕심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적용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음을 보게 됩니다. 미국의 개신교 역사를 돌아보면, 유대인 학생이 아침부터 ‘Jesus-예수’라는 말을 들으면 하루 종일 재수없다고 느끼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종교개혁 주일, 개혁된 교회는 늘 개혁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기억하며, 우리 예수님의 이름이, 재수없는 이름이 아니라, 능력의 이름, 치유의 이름, 구원의 이름, 재수있는 존귀한 축복의 이름으로 온 세상에 선포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2.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