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미국에 처음 와서 캘리포니아에 살 때에, 미혼이었던 제 두 동생과 함께 살았었습니다. 둘 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했는데, 제 여동생은 유난히 배고픈 걸 참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배가 고프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짜증이 많아졌습니다. 별 일도 아닌 일에 투덜거리고, 화를 내고 다투려 했습니다. 여러 번 같은 일을 겪으면서, 제 아내가 제 동생의 상태를 파악하곤, 그 때부터는 여동생이 직장이나 학교에서 돌아올 때쯤 아예 밥을 차려 놓고 기다리다가, 들어오면 곧 수저 들고 밥을 먹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일단 배고픔을 면하고 나면 사람이 한결 여유롭고 편안해지고,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도 너그러워졌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속이 허하면 눈에 뵈는 것이 없습니다. 사람은 일단 속이 든든해야 눈과 귀가 열리고 마음도 열려서 섬김과 나눔과 베품에 있어서, 넉넉해집니다. 또 행복해집니다.
실제로, 학자들에 의하면 밥을 먹을 때, 사람의 뇌에서는 보통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도파민이 두 번 분출된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입 안으로 음식이 들어와 맛을 느낄 때와 두 번째는 음식이 위장에 도착했을 때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에는 입안에 음식이 들어와 맛을 느낄 때 행복해지지만, 맛없는 음식을 먹었을 때에는 입안이 아니라 위장에 그 음식이 닿았을 때, 도파민이 분출된다고 합니다. 단 음식이든 입에 쓴 음식이든, 먹으면, 행복해집니다. 그리고, ‘밥 먹을 때에는 강아지도 안 건드린다’고, 싸움이 사라집니다. 같은 식탁에서 밥먹는 사람은 자연히 모두 한 식구, 한 가족이 됩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 함께 먹는 시간은 매우 중요합니다. 교회 회의도, 밥을 먹고 하느냐, 밥을 먹기 전에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사뭇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밥 먹고 하면 모든 일이, 한결 여유롭고 너그러워집니다. 그러나, 배가 고프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짜증이 많아지고 별 일도 아닌 일에 투덜거리고, 남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감정이 상하고 다투려 하게 됩니다.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사람의 육신은 밥으로 채워, 건강해지고, 평안해집니다. 또 행복해집니다. 예로부터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없다고, 음식은 말 그대로 우리 몸의 보약이요, 행복 비타민입니다. 이렇게 사람의 육신이 밥으로 채워, 건강하고 평안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처럼, 사람의 영혼은 사랑으로 건강해지고 평안해지고 행복해집니다. 사랑이 고프면, 사람의 영혼은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짜증이 많아지고, 별 일도 아닌 일에 투덜거리고, 별 뜻 없는 사소한 말에도 감정이 상하고, 다투려 하게 됩니다. 마음에 여유가 없어집니다. 너그럽지 않게 됩니다. 행복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사랑을 하면, 몸에서 도파민과 세르토닌 등 행복 호르몬이 쏟아져 나오게 되어, 한결 여유롭고 너그럽고 건강하고 평안하고, 행복해진다고 합니다.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고, 사랑하면, 얼굴에 생기가 돌고 일상이 적극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사랑은 한마디로 기적을 일으키는 묘약입니다.
몸은 좋은 음식을 먹어야 건강하고 행복해지고, 영혼은 사랑을 먹어야 건강하고 행복해집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외롭고 궁핍한 영혼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으로 채워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받아도 행복하지만, 사랑은 줄 때 더 행복해집니다. 맛있는 음식은 입안에서 도파민이 분비되고, 입에 쓴 음식은 위에서 도파민이 분비되듯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사랑해도 도파민이 분비되고,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해도 역시, 사람의 영혼에 행복 호르몬은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받는 사랑이 아니라, 사랑이 넘쳐 모든 이들에게 베풀어 나누는 사랑이 마음을 든든하고 건강하게 세우고, 하나님앞에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해 줍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늘 예수님의 놀라운 사랑안에 거하여 기쁨을 누리며, 또한 그 사랑을 온 세상 사람들과 나누어 더욱 풍성한 기쁨을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4.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