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끝나지 않는 이야기
Never ending story

부활이라는 대한민국 록 밴드가 부른 Never ending story 라는 묘한 제목의 노래가 있습니다. 가사가 조금 난해합니다.  “손 닿을 수 없는 저기 어딘가, 오늘도 넌 숨쉬고 있지만/ 너와 머물던 작은 의자위엔 같은 모습의 바람이 지나네…” 멋진 시 구절 같은데, 무슨 뜻인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 그리워하면 언젠간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루어져 가기를/ 힘겨워한 날에 너를 지킬 수 없었던, 아름다운 시절속에 머문 그대이기에.” 곡은 아름다운데, 가사 내용은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인지, 아니면, 이별 이야기인지’ 그 의미를 알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후에 이 곡을 작곡한 부활이라는 그룹의 리더인 ‘김태원씨’의 설명을 통해서 그 의미가 분명해졌습니다. 김태원씨는 곡을 만들어서 생활을 하는 분인데, 곡을 써낼 때마다 창작의 고통이 심하여, 옆에 있는 사람들이, 가족들도 함께 하기가 어려워서 아내와 자식들을 캐나다로 보내고, 혼자 남아 곡을 완성하려고 하는데, 떠오르는 악상이 없어서 하루 하루 피말리는 시간을 보냅니다. 외로움과 절망속에, 거의 자살 직전까지 가게 되어 가족을 그리워하며, 캐나다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한 바로 그날 밤에,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라는 가사가 탄생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곡을 만들어 발표한 후,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지듯이’ 아내가 일주일만에, 캐나다에서 돌아와 서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알고보니, never ending story 라는 아름다운 곡은, 한 아버지가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곡을 쓰다가 탄생한 가족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Never ending story-결코 끝나지 않는 아버지의 가족에 대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6월 셋째 주일을 아버지날로 지킵니다.  한국은 어머니 날과 아버지 날을 합쳐서 매년 5월 8일을 어버이날로 지키는데, 미국은 어머니날과 아버지 날을 따로 지킵니다. 미국에서 어머니날은 1914년에 5월 두번째 일요일로 제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날은 국경일로 지정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1972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6월 셋째 주일을 아버지 날로 지키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날이 제정된 후, 아버지날이 국경일로 인정되기까지, 거의 60년이나 걸렸습니다. 왜 아버지 날은 어머니날보다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일까요?  아이를 낳아 키우고 가정을 돌보는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은 누구나 다 느끼고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 우리는 아버지가 가정을 위해 어떤 희생을 하는지에 관해서는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자녀들은 어머니가 차려 주신 맛있는 음식과 간식을 통해서 어머니의 사랑을 직접적으로 맛보고 알 수 있지만, 그 음식을 차릴 수 있도록, 땀 흘려 일한 아버지의 지원과 아버지가 가정을 지켜 가족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게 만드는 든든한 울타리는 조금 멀게 느껴지고, 잘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머니만큼 가깝게 자녀들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하지 않는다고, 자식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어머니의 사랑보다 더 작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녀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할 뿐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늘 아버지는 어머니처럼 우리를 따뜻하게 품어 주시기도 하시지만, 또한 아버지처럼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우리를 지켜주시는 분이기도 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웬일인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어머니라 부르라 하지 않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은 언제나, ‘never ending story’ 입니다.  우리가 때로 그 사랑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아버지 사랑은 항상 자녀들을 그리워하고 지켜보고, 가족을 위해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 무엇이나 자신의 피붙이들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 결코 끝나지 않는 영원한 사랑입니다. 그러므로 늘 육신의 아버지를 공경하고, 하늘 아버지의 놀라운 사랑에 감사로 영광 돌려, 부모를 공경할 때, 주어지는 하나님의 약속된 축복을 풍성하게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4.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