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10개월. 전과 5범인 이제 마흔 네살의 김모씨가 감옥에서 보낸 세월입니다. 그는 성인이 된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교도소에서 살았습니다. 별 문제가 없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순한 아이’로 불렸던 김씨가 이렇게 망가진 인생을 살게 된 계기가 너무나 작은 일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합니다. 경북의 농사꾼 집안에서 2대 독자로 태어난 김씨는 누구에게도 별 꾸지람 한 번 듣지 않고, 학교를 잘 다녔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때,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놀러 다니다가 그만 3일간 학교를 무단으로 결석하게 되었습니다. 4일째 되는 날 학교에 갔는데, 선생님이 불같이 화를 내며, 몽둥이로 스무대 넘게 때렸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귀하게만 자라다가, 체벌을 처음 당하고 나서는 충격이 너무 커서, 그 날로 학교를 접었습니다. 부모님이 말렸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학교 자퇴후에, 방위로 군대를 갔다 온 후, 자기와 비슷한 처지의 ‘노는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쉽게 돈 벌자’며 빈집털이를 제안하게됩니다.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친구들끼리 함께 하다보니, 두려움이 없어졌고, 한 번 성공하니까 ‘범죄라는 생각도 안 들고’ 계속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열 번째 범행 때 집주인에게 걸려 징역 10개월을 살았습니다. 감옥에서 나온 후에, 고등학교 졸업장을 가진 친구들은 그나마 나은 직장을 구하여, 다 손을 씻었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중학교 졸업이었기 때문에 정말 힘든 일밖에는 할게 없었고,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쉽게 돈을 버는 길은 절도밖에는 없어, 계속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철들고 나서, 20년 가까이 거의 모든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 것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살인·강도·성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강력범죄자중에 거의 70퍼센트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학교를 그만두게 된 문제아,들이라고 합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의 말을 안 듣고, 꾸지람을 싫어하고, 불량학생들을 친구 삼아 몰려다닌 결과, 인생 전체가 회복불능일 정도로 파괴되어 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거의 20년을 감방에서 보낸 이제 마흔 네살이 된 김모씨는 후회스럽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학교를 떠난 후 인생이 송두리째 꼬였습니다. 그 때 조금만 참았더라면, 선생님이 조금 따뜻하게 대해 주셨더라면, 주변에 제대로 된 친구들이 있었더라면, 그런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나 싶습니다.’ 오늘은 졸업 연합예배로 드립니다. 많은 어른들 중에,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학교 생활 열심히하고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고 후회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사람은 때에 따라 꼭 해야 할 일이 있고, 때가 지나고 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졸업하는 모든 아이들을 축하하고, 또 새롭게 맞이하는 학교나 사회생활에서 중도에 그만두는 일없이 때에 따라 주어진 일에 충성하여, 일평생 ‘후회없는 삶’을 누리는 저들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주님의 이름으로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