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미국에 처음왔을 때, 버지니아의 시골에서 한 동안 식품점에서 캐쉬어로 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수줍은 표정의 한 미국인이 제게 ‘약간 먼 거리에서 한국인이 일하는 마켓이라고 찾아왔는데, 김치가 있느냐’고 조용히 물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잘 못알아 들었습니다. 김치라고 상대가 말했지만, 버지니아 시골에서 미국인이 김치를 찾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은 과거에 한국에서 미국 군인으로 복무한 경험이 있었는데, 그 때 ‘라면과 김치’맛을 알아서, 그 맛을 잊지 못해 김치를 사러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식품납품회사에 알아보니, 조그만 병에 담긴 김치를 일본인들이 만들어 비싼 값에 팔고 있었습니다. 그 때만해도, 대다수의 외국인이 김치를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김치는 전 세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김치를 냄새난다고 늘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일본이 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김치가 일본 밑반찬 시장을 석권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일본인의 생활속에 김치가 발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면서, 이제는 일본 동네 슈퍼마켓 어디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밑반찬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김치가 1그램당 무려 8억마리 이상의 유산균이 들어있는 건강음식이라고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셰프들도 앞을 다투어 김치를 접목한 건강 웰빙식 퓨전 한식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뉴욕 맨하튼 한식당은 10년전만 해도 50%가 타인종이었는데, 지금은 80%라고 합니다. 특히 한인 1세들의 한식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이 2세들의 유창한 영어, 아이디어와 합쳐져 미주류사회에 어필할 수 있는 한식의 현지화가 이루어지면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햄버거안에도 김치를 넣은 김치버거가 일본에서도 미국에서도 인기리에 팔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외국인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한국인들만이 자신들이 얼마나 대단한 민족인지를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상하게 오랫동안 우리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능력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우리 자신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몰랐고, 우리 자신들이 어떤 일을 해 낼 수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런 와중에, 일본에서 그렇게 잘 팔린다는 김치 시장은 11%만이 한국산이고, 나머지 80% 이상이 일본산인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오래 전 미국 식품회사에서 파는 김치병은 일본산이 유일했던 것입니다. 내 것을 귀하게 여기지 못하니, 남이 내 것을 만들어 파는 웃기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미국에 사는 우리와 우리 후손들에게 중요한 일은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을 찾는 일’입니다. 내가 누구인가,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만 특별히 주신 선물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알고보니,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었습니다. 한 때 냄새나는 못난 음식으로 알려졌던 김치는 알고보니 가장 매력적인 식재료였고, 한국민족도 냄새나는 못난 사람들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하나님앞에 가장 매력적인 ‘주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와 여러분들이 자신을 사랑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우리들에게만 주어진 독특한 하나님의 선물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세상과 소통하기를 원하십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