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Standing on one’s foot

우리 교단의 Y목사님은 세 딸이 있는데, 아직 나이들이 어린데도 불구하고 세 딸 모두 자신들의 앞가림을 똑부러지게 잘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게 된 큰 딸은 전혀 부모의 도움없이 어느 대학에 가고, 무엇을 전공할 것인지, 학비는 어떻게 조달하고 어디에서 학교를 다닐 것인지를 스스로 알아서 다 해냈습니다. 현재 그 딸은 부모와 떨어져 용돈을 벌면서, 학교를 잘 다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Y목사님의 따님들이 자신의 앞가림을 잘하게 된 이유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Y목사님 부부는 딸들이 무엇이나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조언은 해주지만, 결정은 스스로 내리게 했고, 모든 일들을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타 지역으로 가서, 얼마동안 머물게 될 경우 각자의 짐은 자신이 스스로 꾸리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합니다. 초등학생인 둘째 딸은 더운 지방에 간다고 얇은 옷을 가지고 가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굳이 두꺼운 옷만을 고집했다가 일주일 내내 고생했고, 유치원생인 셋째 딸은 조그만 자기 가방에 속옷 5벌만 싸가지고 가서, 일주일 내내 옷 한 벌로 버티느라 힘들었다고 합니다.

 

부모님은 뻔히 딸들이 고생할 것을 알면서도 부러 도와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시행착오를 통해, 단단히 고생을 한 딸들은 다음부터는 다시는 똑 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 짐을 쌀 때부터 부모님의 조언을 잘 듣고, 자세히 현지 상황을 알아본 후에 자기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서로 물어가며 알아서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홀로서기 훈련이 제대로 된 아이들은 자신의 앞가림을 잘하는 독립심 강한 아이들로 성장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최근에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중의 하나인 Kaist 대학에서 무려 4명의 학생이 연달아 자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자살 이유중의 하나는 차등적 수업료제로 알려졌는데 차등적 수업료제는 전액 무료인 수업료를 학점 3.0에 못 미치는 학생들에게 일부 수업료를 내게 하는 제도입니다. 이렇게 장학금이 잘려서 수업료를 내게 되는 학생들이 큰 좌절감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 원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대학 입시를 통과해서 우수한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경쟁을 견디지 못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때까지 부모님의 성화속에 자신이 스스로하는 공부가 아니라, 시켜서 하는 공부를 한 학생들은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자율적인 대학 분위기속에서 잘 견뎌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수한 성적으로 하버드대에 가는 한국학생의 낙제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오늘은 어린이주일입니다. 아이들을 이 시대의 동량으로 제대로 키우고자 하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염원입니다.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교육해야 할까요? 성경은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엡 6:4)고 말씀했습니다. 부모의 의지대로 자녀를 온실속의 화초처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안에서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하도록 도와 시행착오속에 배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하며 양육해야 할 것입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