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오피아 아디스 아바바 공항에 도착해서 받은 첫 인상은, 6.25 전쟁 직후의 한국 상황이 현재 이디오피아의 모습과 같지 않을까 라는 것이었습니다. 첫 날, 우리는 아디스 아바바에 머물면서, 교회당안에 있는 초등학교를 방문했고, 빈민촌과 도시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어디를 가던지, 참 가난했지만, 저는 그곳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를 잃어버린 대륙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세월동안 다양한 구호단체들이 온갖 종류의 구제 활동을 통해 아프리카를 도왔지만, 별 효과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포기했지만,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많은 아이들이 크리스챤 학교에서 복음을 배우고, 하나님과 함께 자신들의 인생을 계획하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기뻤습니다. 아디스 아바바 도심지에 있는 빈민촌을 방문했을 때에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감동을 받았습니다.
몇 일 후에 우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적인 문화 유산지인 ‘랄리벨라’를 방문했습니다. 그 곳에서 12세기에 ‘랄리벨라’ 왕이 세운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여러 교회당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관광객처럼 생각이 되어, 마음이 불편했지만, 성령님께서는 그 날 밤에 저희를 위해서 놀라운 일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선교사님의 인도로 그곳에 있는 지하교회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우리는 그곳에서, 오랜 세월 핍박속에서도 참고 견디며, 복음이 그 마을에 온전히 전파되기를 소망하는 한 무리의 그리스도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에티오피아 정교회가 지배하는 2만 2천명이 사는 랄리벨라 지역에서 외로이 신앙을 지켜가는 몇 명 안되는 개신교 교인들이었습니다. 개신교 교인들은 전체 약 40여명의 성도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날 밤 늦게까지 모임 지도자들과 함께 대화할 때, 그분들은 우리에게 어떻게 17년동안 핍박을 견디어왔는지, 그리고 매일 매일의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나님의 구원이 분명히 저들에게 임할 것을 바라고 기다려왔는지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분들은 우리에게 기도를 요청했고, 우리도 역시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저는 동네를 거닐다가, 우연치 않게 같은 교회를 다니는 그리스도인 가게 주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자신들이 오랫동안 받았던 핍박에 대해서 어젯밤에 만난 형제들의 이야기들이 모두 진실임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우리가 성도로서 미국에서 겪는 고통은 비교적 매우 작은 것임을 깨닫게 되었고, 더욱 주님을 섬기기로 결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비전트립은 제가 들인 돈과 시간으로 감히 비교할 수 없는 가치있는 시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이번 트립을 통해 놀라운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로 영광을 돌립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