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4. 멕시코 유카탄 비전트립 (Yucatan vision trip)

유카탄지역은 멕시코 동쪽 멕시코만을 끼고 위치한 반도(peninsula)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는 약 200만명에 주도는 메리다(Merida)입니다.  메리다는 세계적인 휴양지인 캔쿤(Cancun)에서 서쪽으로 4시간 정도 운전거리에 있고 쁘로그레소 항구에서 약 30분 남쪽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유카탄 마을들은 100여년 왕성했던 애니깽 농장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애니깽은 멕시코에서 나는 사람 키만한 식물인데, 그 식물로 튼튼한 밧줄을 만들어 팔아, 한 때 전 세계 밧줄 생산량의 80%를 이곳에서 공급했다고 합니다.  왕성한 밧줄 사업을 바라보고, 돈 많은 대지주들이 이곳에 농장을 사서, 일꾼들을 모아 그들에게 거주할 수 있는 땅을 떼어주면서 마을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유카탄 마을들에 가보면 반드시 4개의 건물이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폐허가 된 애니깽 공장, 엄청난 크기의 대지주 저택, 초등학교, 그리고 천주교 성당입니다. 

 

그러나 나일론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애니깽 농장은 망하게 되고, 지주들은 모두 떠나고 농민들만 뒤에 남아 어렵게 땅을 일구며 살아가다가, 지금은 극히 일부만 자신의 땅에서 밭을 일구며 살아가고, 대부분은 주도인 메리다 등지에서 일용직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유카탄 주민들은 마야후예가 다수인데, 저들은 비교적 적은 키에 넓은 가슴 그리고 목이 짧은 특징이 있습니다.  목이 짧아진 것은 살인적인 무더위와 전갈과 독거미같은 독충들 때문에, 주민 대부분이 튼튼한 애니깽 밧줄로 만든 벽걸이 그물침대에서 생활하는 습관 때문이라고 추정됩니다. 

 

이런 척박한 멕시코 오지에 놀랍게도 한국인들이 오래 전에 뿌리내리고 살고 있었습니다.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던 해, 대부분 궁궐에서 일하던 무인출신의 한국인들이 가족들을 데리고 일본인 거간군을 끼고 애니깽 농장에 외화벌이 노동으로 먼 거리를 항해하여 도착했습니다.  인천 제물포항을 떠나 멕시코 쁘로그레스 항을 경유하여 5년 노동 계약으로 메리다에 도착한 한국인은 모두 1033이었습니다.   저들은 모두 22개의 애니깽 농장에 분산배치되어 일했는데 한국인들은 모두 근면 성실하고, 지혜가 있어서, 애니깽 농장에서 다른 노동자에 비해 무려 두 배의 효과를 냈기 때문에 농장주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5년 계약이 끝나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했을 때, 한일합방으로 무국적 국민으로 전락하여 곳곳에 흩어져 살게 되었고, 다수가 피부가 한국인과 비슷한 사회계층 중 가장 낮은 마야인과 함께 결혼하여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100년이 지나며 약 14만명의 한인후예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모두 멕시코 다른 지역과 쿠바로 흩어졌고 현재 유카탄 반도에 살고 있는 한인 후예들은 매우 열악한 생활 환경가운데 지내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한인 후예들이 있다는 사실은 1990년대부터 이 지역 선교가 시작되면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유카탄 지역에는 70%에 해당하는 마을에 교회가 전무한 상태입니다.  아무쪼록 이번 멕시코 비전트립이 유카탄 지역에 복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발길이 되어 한 마을이라도 더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원해 봅니다. 많이 기도해 주세요.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