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전 대통령은 뛰어난 연설가로 대통령 임기중 많은, 주옥 같은 연설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러나, 그의 연설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연설이 있습니다. 2015년 6월,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찰스턴시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격 난사로 사망한, 9명의 흑인 교회 희생자들의 장례식에서 있었던 추모연설입니다. 그 연설의 클라이맥스는, ‘Amazing grace’였습니다.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 추모연설 막바지에, 오바마 대통령의 선창으로 시작된 Amazing grace는 하나 둘 따라부르기 시작하면서, 함께 모인 약 6천명의 청중들과 TV로 장례식 예배를 시청하던 모든 미국인들의 마음을 하나가 되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찬양을 통해서, 모든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억울하게 죽임당한 분들의 유가족들을 위로하여, 살해범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인종차별이 얼마나 부끄러운 죄인가를 모든 사람에게 깨우쳐 주셨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Amazing grace 라는 찬송가는 지금부터 무려 240여년 전, 존 뉴턴이라는 노예 상인이 회심후 지은 찬송입니다. 존 뉴턴은 6살 때 사랑하는 어머니를 여의고, 11살 때부터 뱃사람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배를 타며 거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거친 사람들 속에서, 못된 짓을 많이 배운 뉴턴은 후에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 노예선의 선장이 되어 아프리카 흑인들을 잡아 미국에 노예로 파는 일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항해를 하던 중, 큰 폭풍우를 만나 모두 죽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 기도를 올리게 되었고, 놀랍게도 거친 풍랑이 잔잔해지는 ‘amazing grace’ 놀라운 은혜를 입게 됩니다. 뉴턴은 ‘that saved a wretch like me’ 자기 같은 못된 죄인의 기도를 들어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 큰 감동을 받고,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합니다. 얼마가 지난 후, 그는 노예선 선장일을 그만두고, 신학을 공부하여, 성공회 목사가 됩니다. 일설에 의하면, 그는 목회하는 동안, 설교할 때, 늘 노예선 선장 복장을 입었다고 합니다. 과거 자신이 노예를 잡아다 파는 죄인중에 죄인임을 잊지 않고, 그 죄인을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amazing grace, 놀라운 은혜를 생각하며 늘 감사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그 주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지은 찬송곡이 새찬송가 305장 ‘amazing grace’ 입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이 찬송에는 아프리카 흑인을 잡아 노예로 팔았던, 극악한 인종차별주의자의 회심을 가능케 한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인종차별의 죄악이 크게 드러나, 아파하는 세상에 이 곡은 언제나 그 진가를 발휘해 왔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이 워싱턴 DC에서 ‘I have a dream’ speech를 할 때 이곡이 불려 졌고, 남아공의 악명높은 인종차별정책으로 고통받았던, 넬슨 만델라가 감옥에서 석방되었을 때, 온 국민들이 함께 부른 찬송이었습니다.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는 이제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이 참에 오랜 인종차별의 극악한 죄가 뿌리뽑혀 제거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인종차별의 원죄는 그 뿌리가 워낙 오래되고 깊어서, 사람의 힘으론 온전히 서로를 용서하고 하나되는 길은 사실,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인종차별주의자의 총격에 의해, 하루 아침에, 사랑하는 남편이나 아내, 혹은 아버지나 어머니, 또한 아들이나 딸, 형제와 자매를 잃은 사람에게 어떤 말이 과연 위로가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amazing grace, 오직 하나님의 은혜는, 더러운 죄를 씻고 세상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이 됩니다. 그러므로 부디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모든 인종차별주의자들의 마음에 임하여, 인종차별의 죄를 깊이 깨닫고 회개에 이르게 하기를 소원하며, 동시에 인종차별로 인해 받은 상처와 아픔으로 고통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역시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임하여, 온전한 치유와 회복으로 서로 하나되는 놀라운 역사가 온 세상에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샬롬. 2020.06.28.